위드, 코로나 - 우리들의 코로나 시대 건너기 함께이야기 1
강인성 외 지음 / 생각을담는집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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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도 코로나 사태가 이렇게 오래 지속되리라 생각하지 못했을 것이다. 한달 혹은 두달정도 지나면 다시 일상 생활로 돌아가지리라고, 지금은 힘들지만 그 전까지만 조금만 더 참아보자며 자기 자신을 다독였을 것이다. 하지만 코비드19는 이젠 언제 끝날지 알 수도 없어 모두를 기나긴 터널 속에 갇히게 만들어버린 것 같다.

새 친구들을 사귀며 배움의 장을 열어갈 아이들은 일주일에 한번 내지 두번가는 등교에서 반가운 친구들과 그나마 어울리지도 못하고 집으로 돌아온다. 아이들이 학교에 가지 않게 되면서 선생님들은 지금까지와는 다른 수업 준비를 위해 손에 익지 않은 기술을 익혀야했고 하루종일 아이와 함께하는 엄마들은 개인시간이 없어진 채 아이들 끼니 챙기기 바빠졌다. 그나마 엄마가 집에 있다면 몸은 힘들어도 아이를 눈으로 볼 수 있으니 마음이 놓이겠지만 직장을 나가야하는 워킹맘이라면 아이의 끼니를 챙겨주지 못하는 미안함과 바깥 활동에서 나도 모르게 묻혀올 바이러스에 대한 불안감 등이 뒤섞여 더 혼란스러운 나날들일 수도 있을 것이다.

봄빛에 하늘거릴 벚꽃도, 더운 여름 시원한 워터파크도, 울긋불긋 물들 단풍 구경도 제대로 못하고 일년을 통으로 날려버린 듯한 억울함은 그럼에도 잃은 것도 있지만 얻은 것도 있음을 부정할 수는 없다. <위드, 코로나>는 코로나 시대를 건너는 12인의 코로나 체험기이다. 연극을 좋아하지만 줄줄이 취소되는 공연을 볼 수 없어 속상한 마음을 전하는 사람도 있고 시골에서 책방을 하지만 코로나로 인해 사람이 더욱 줄어들었다는 책방 사장님, 남은 휴가날 전역처리된 군인의 이야기, 아이 셋과 복닥거리며 하루를 보내는 엄마의 일상, 비대면 시대를 맞아 온라인 강의로 제자들을 대해야하는 선생님의 고충, 학교에 가고 싶다며 결국 울음을 터트려버린 아이를 바라보는 부모의 마음, 친정엄마를 살뜰히 챙기며 맛있는 음식도 먹으러 다녔지만 코로나로 인해 두달이나 만나지 못한 딸에 대한 이야기 등, 코로나를 겪고 있는 사람들의 다르지 않을 일상을 마주하며 모든 원망을 코로나 탓이라고 돌리는 뾰족뾰족함과 그럼에도 코로나로 인해 해보지 못한 것에 도전해 볼 수 있었고 삼시세끼를 차려주는 일이 고되지만 평소보다 아이와 더 많은 대화를 나눌 수 있음에 감사한 마음도 볼 수 있었다.

코로나가 얼른 종식됐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는 코로나 때문이라는 탓만큼이나 많이 듣게 되는 말이다. 백자리 언저리를 돌던 확진자 수가 급격히 늘어나며 3단계로 상향조정되어야하는 문제가 불거져 나오고 있는 이 시국에 감염병이란게 정말 무서운 것이며 사람과의 접촉을 얼마나 몸서리치게 만들어놨는지 놀랍고 혼란스럽기만하다. 하지만 이렇게 힘든 속에서도 꿋꿋하게 견디며 내성을 만들어 더욱 단단해지리란 믿음은 비록 코로나로 잃은 것들이 많긴하지만 그만큼 앞으로 닥칠 수많은 고난들을 해볼만하다고 생각할 수 있게 만들었다는 것은 그저 코로나 탓만 하며 우울하고 무기력하게만 보낼게 아님을 보여준 것 같아 다시금 힘을 내볼 수 있는 글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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