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하는 사람의 생각 - 광고인 박웅현과 디자이너 오영식의 창작에 관한 대화
박웅현.오영식 지음, 김신 정리 / 세미콜론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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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웅현'이란 이름이 보이지 않았다면 <일하는 사람의 생각>이란 제목은 나의 관심을 끌지 않았을 것이다.

제목을 어떻게 받아들이냐의 차이겠지만 일을 하면서도 멘탈이 탈탈 털리는 일이 수두룩한데 생각화한 이야기를 글로 만나야 한다는 부담감이 제일 먼저 느껴졌다는 게 이 책의 제목을 보고 들었던 생각인데 지금 생각해 보니 그것을 바라보는 나의 관점이 어디에 쏠려 있는가를 반영하고 있는 것 같아 책을 읽으며 자연스레 생각이 많아졌던 것 같다.

광고에 진심과 철학을 담아내기로 유명한 박웅현과 세련된 디자인을 구사하는 오영식 디자이너의 동종업계 30년 이야기를 담은 <일하는 사람의 생각>은 짧은 광고나 로고 등의 디자인에 담긴 다양한 이야기를 만날 수 있어 처음 제목만 보고 느꼈던 것과 달리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는데 겪어보지 못한 분야이기에 예상만 했던 것과는 다른 모습도 발견하게 됐던 것 같다.

광고에 대해선 잘 몰랐지만 이미 여러 권의 인생철학이 담긴 책을 통해 고수의 필력을 자랑하는 광고인 박웅현의 책들은 내가 사랑하는 책 중 하나인데 그저 짧은 시간 인간의 뇌를 현혹시켜야 하기에 강렬한 인상을 심어줘야 하는 게 광고라는 인식에서 좀 더 인간적이며 진정성이 있는 철학을 담은 광고를 보며 인생을 색다른 관점으로 바라볼 수 있고 잠시나마 위로와 웃음을 건네주며 사는 게 별게 아니라는 위안은 오늘도, 내일도 살아갈 사람들의 연대감으로 다가와 광고를 볼 때마다 어느 순간 그 의미를 생각해 보게 됐던 것 같다.

광고인 박웅현과 디자이너 오영식의 창작에 관한 대화라는 주제는 이들의 어린 시절이 지금 직업에 어떤 영향을 끼쳤고 지금에 이른 직업 이전에 그들이 되고 싶었던 직업관 이야기도 만날 수 있다. 원래부터 목표로 정하지 않았던 직업이었으나 오히려 30년이나 일을 할 수 있었던 것에 대한 이야기는 요즘같이 한 직업을 오래가지는 것이 쉽지 않은 시대이기에 더욱 대단하게 다가와지는 것 같다. 물론 쉽지 않은 창작의 굴레에서 힘들기도 하고 치이기도 하지만 사람과 함께 연대하며 겸손함을 철칙으로 여기며 묵묵히 자신들의 일을 해나가는 두 전문가의 이야기는 개인으로서, 광고나 디자이너라는 직업을 가진 사람으로서 가장 기본적인 인간의 기준이 무엇인지 잘 보여줬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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