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트] 신세계에서 1~2 - 전2권
기시 유스케 지음, 이선희 옮김 / 해냄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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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냄 / 신세계에서 1,2 / 기시 유스케 장편소설

일본 공포소설 중 내려앉지 않는 소름에 책을 덮었던 첫 기억이 '검은집'이란 소설을 읽었을 때였다.

그리고 생생한 기억은 아직까지도, 아마 평생 가지 않을까 싶은데 강렬한 첫인상이었기에 '기시 유스케'란 작가의 작품은 그래서 늘 관심 있게 봐지게 되는 것 같다.

 

 

 

 

 

210년 12월 10일, 가미스 66초에서 태어난 '와타나베 사키'는 가미스 66초의 수장 역임을 하는 아버지와 도서관 사서를 하는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사방 50킬로미터에 일곱 개의 마을로 이루어진 가미스 66초는 악귀가 들어오지 못하도록 종이를 잔뜩 매단 금줄인 팔정 표식이 있다. 그리고 마을 어른들은 아이들에게 팔정 표식 밖으로 나가면 악귀나 업마와 만나게 된다며 겁을 준다.

어린아이에게 무서운 이야기를 짓궂게 하는 어른들의 모습은 어렵사리 볼 수 있지만 가미스 66초의 악귀 이야기를 하는 어른들은 어릴 적 아랫목에 앉아 할머니나 삼촌이 들려주던 정겨운 귀신 이야기와는 달리 무언가를 두려워하는 듯하며 뛰어놀기 좋아하고 호기심 많은 아이들이 절대 팔정 표식 밖으로 나가지 못하도록 하기 위한 조급함마저 느껴져 의구심은 점점 더 깊어졌다.

어른들에게 늘 악귀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며 자란 사키는 어느덧 와키엔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전인 학급으로 올라갈 시기가 되었으나 함께 놀던 친구들이 하나 둘 교실에서 사라지며 졸업을 맞이하는 동안 사키에겐 찾아올 것이 오지 않아 졸업을 하지 못한 채 와키엔 학교에 남게 된다. 자신과 기억도 나지 않는 한 명이 교실에 남아있게 된 그날 밤 사키는 한밤중에 깨어나 부모님이 하시는 말씀을 듣게 되는데 이해할 수는 없지만 들어서는 안도는 말이란 것을 어린 마음에도 이해할 수 있을 정도의 분위기라 조용히 다시 자기 방으로 돌아오고 이어 보이지 않는 괴물의 난동을 겪으며 비로소 와키엔을 졸업할 수 있게 된다.

하지만 다른 친구들처럼 바로 전인 학급으로 가지 못하고 한 사찰에 맡겨진 사키는 스님으로부터 상대방의 고통을 나의 고통처럼 느낄 수 있는 미션을 부여받으며 밤을 새운 뒤에야 전인 학급에 올라갈 수 있게 되었고 어쨌거나 그곳에서 만나지 못했던 친구들을 만나게 된다.

그렇게 다시 만난 친구들, 하지만 마지막으로 와키엔에 남은 게 자신이 아니라는 사키의 말에 아이들은 재빨리 다른 화제로 돌려버리고 초반에 등장했던 마리아의 이야기와 이따금씩 등장하는 기시감에 대한 이야기는 이 마을은 도대체 무엇을 숨기고 있는 것이며 초능력을 말하고 있는 주력이 존재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증폭되는 궁금증을 누르기 힘들어 책장을 넘길 수밖에 없게 만든다.

 

 

 

 

 

  전인 학급에서 다시 만난 다섯 명의 친구들과 함께 여름 캠프에 간 사키는 팔정 표식 너머의 세계를 접하게 되고 스님으로 하여금 주력을 봉인당하는 일에 처해지는데 이것은 또 다른 위기를 불러오게 되는데....

210년이란 연표의 시작으로 과거 이야기인가? 란 생각이 순간 들었지만 우리가 살아가는 현재의 이야기가 오랜 과거로 등장해 먼 미래의 이야기란 걸 알 수 있지만 공상과학 영화에서나 보던 미래지향적인 모습과는 거리가 멀어 어리둥절하게 된다. 사키의 기억을 통해 반복되는 악귀의 이야기나 팔정 표식에 대한 이야기는 이 마을의 정체가 무엇인지, 마을 밖에는 도대체 무엇이 도사리고 있는 것인지 궁금증을 낳는데 악귀에 대한 이야기를 굳이 저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을까 싶게 위압적으로 이야기하는 어른들의 모습은 마을의 정체가 내가 생각하는 것과는 다르지 않을까라는 의심을 던져준다. 그리고 그런 예상은 사키의 기억을 통해 지금까지 보았던 가미스 66초가 정상적이지 않은 마을이며 오히려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어떠한 짓도 마다하지 않는 집단이란 사실에 경악하게 된다.

우리가 알고 있다고 굳게 믿었던 것들이 뿌리째 흔들린다면 과연 우리는 무엇을 믿고 무엇을 의지해야 할까,

팔정 표식 안에 위치한 마을은 안전하며 표식을 넘어서면 악귀로 득시글거린다는 이야기는, 그 오랜 믿음이 거짓이란 걸 알게 되었을 때 자신의 삶마저 뒤흔들리는 상실을 경험하게 되지 않을까. 지금까지의 SF와는 또 다른 이야기로 다가왔고 그것에 기묘함을 더해 색다름을 느낄 수 있었던 SF 소설 <신세계>, 우리가 예상했던 신세계의 모습이 이렇다면 나는 너무 암담할 것 같다.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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