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정욕구가 없는 사람은 아마 세상에 없지 않을까?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나는 유독 타인보다 인정욕구가 강한 편에 속했다고 생각한다. 잘했다고, 있어줘서 고맙다고, 네가 있어 다행이라는 말들을 듣기 위해 처절할 만큼 노력했었던 시기도 있었더랬다. 그저 좋아하는 사람에게 내가 전부이길 바랐던 마음이 컸기에 전폭적인 지지와 무조건적일 만큼의 헌신을 했었던 것 같다. 하지만 그런 나의 노력만큼 상대방이 노력해 주지 않으면 서운함을 많이 느끼게 되었고 그런 감정을 인정하고 싶지 않아 나 자신을 자책하곤 했더랬다. 무엇보다 나의 그런 행동에 상대방이 부담을 느낄 수도 있음을 그때는 알지 못했다.
지금은 일적인 것 외에 누군가에게 인정받고 싶은 욕구가 크지 않다. 가정에서는 좋은 엄마라는 인정욕구는 있지만 좋은 아내란 인정욕구는 사실 크지 않고 그나마 다른 부분보다 조금 더 차지하는 것에도 전처럼 유별나게 굴지 않게 되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누군가에게 좋은 사람, 필요한 사람이라는 인식 앞에서는 여전히 자유로울 수 없다.
'칭찬'에 대한 이야기는 사실 마냥 좋다고 정의 내릴 수 없는 것 같다. 아이를 키우는 부모라면 칭찬이 아이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그것을 받아들여 아이에 대한 칭찬을 충실히 하였음에도 오히려 역효과로 이어져 아이를 망치게 되는 경우도 있어 '칭찬'이란 말 앞에서는 사실 많이 망설여지게 되는 것 같다. 아무래도 보수적인 부모 밑에서 자란 세대기 때문에 칭찬에 인색한 부분도 있긴 하지만 그것을 차치하더라도 적절한 칭찬은 여전히 고민스러운 부분이다.
별거 아닌 것 같은 칭찬과 인정, 관심과 무시가 주를 이루는 <나 좀 칭찬해줄래?>는 이동귀, 이성직, 안하얀 심리학 교수가 엮은 책이다. 별거 아닌 것 같다고 말했지만 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이것들이 차지하는 부분이 얼마나 큰지 감정적으로 많이 느끼게 된다. 비단 사회생활에서뿐만 아니라 가정 내에서도 중요한 부분을 차지해 이러한 것들이 아이에게 어떻게 작용하는지 살펴보면 무서울 만큼 영향력이 있다는 사실이 충격스럽게 다가오기도 한다.
적당히 나를 드러내고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는 것이 가장 현명한 인간관계를 이어나가는 방법이라고들 이야기하지만 인간관계를 유능한 비서처럼 수행해가는 사람은 사실 많지 않을 것이다. 그렇게 부러워했던 대상도 인간관계를 버거워하고 힘들어하는 경우가 적지 않아 일적인 면보다는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가 더 어렵다고 느껴지는 것일 텐데 이 책은 다양하고 복잡한 인간의 감정에 대해, 나에 대한 초점을 맞춰 이야기하고 있기에 내가 미처 정의 내리지 못했던 불편한 감정들이 어디서 기인했던 것인지 알 수 있었다.
타인의 행동을 심리적인 측면으로 꼬집어 내는 것엔 전문가이면서도 정작 내 감정에 대해 복잡 미묘한 감정을 지녔던 사람들에게, 미처 알아차리지 못하고 지나쳤던 그 순간들에 대해 되짚어 볼 수 있어 도움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