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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블린 하드캐슬의 일곱 번의 죽음
스튜어트 터튼 지음, 최필원 옮김 / 책세상 / 2020년 10월
평점 :
절판
책세상 / 에블린 하드캐슬의 일곱 번의 죽음 / 스튜어트 터튼 지음
심장이 요동치고 몸에서는 땀 냄새가 풍긴다. 다리가 후들거리는 걸로 봐서는 서있는 곳까지 필사적으로 달려온 모양인데 주인공은 자신이 서있는 이곳이 어디인지, 왜 뛰어왔는지, 자신이 누구인지 전혀 기억하지 못한다. 기억나는 것이라고는 '애나'라는 이름 밖에....
어딘지 모를 숲, 아무것도 기억나지 않아 당혹스러운 순간 떠오르는 단 하나의 이름 '애나', 그리고 자신과 멀지 않은 곳에서 울려 퍼진 여자의 비명 소리와 그녀를 뒤쫓는 검은 그림자, 이어지는 총성에 주인공은 아찔한 공포감에 휩싸이게 되고 두려움에 애나를 구해내지 못하는 자신을 책망한다. 두 방의 총성 이후 더 이상 비명소리는 들리지 않고 자신을 향해 걸어오는 묵직한 발걸음의 주인공은 동쪽으로 가라는 말과 함께 나침반을 그의 주머니에 떨어뜨려주고 사라져버린다.
나는 누구이며 여기는 어디인가, 아무것도 기억해 낼 수 없었던 주인공에게 남겨진 이름과 생생한 살인의 현장, 나침반을 손에 들고 길을 찾던 주인공은 숲속에 위치한 저택을 발견하게 되고 그곳이 하드캐슬 경의 저택이며 오랜 세월 파리 생활을 하고 돌아온 에블린 양을 축하하기 위해 초대되었고 자신의 이름은 '서배스천 벨'이란 사실을 알게 된다. 전날 밤 하드캐슬 경의 아들인 마이클 하드캐슬과 함께 술을 마시다 하녀가 전해준 쪽지를 받고 급히 사라진 후 숲속에서 발견돼 기억을 잃은 서배스천은 저택에 머무르며 자신이 어떤 이유로 초대되었으며 어떤 사건과 연결되어 있는지 조심스럽게 기억을 더듬어나가기 시작한다.
제목을 봤을 때는 '환생'과 관련된 이야기라고 생각했었다. 기존에 그와 비슷한 SF 소설을 읽었기에 비슷한 이야기가 전개될 거라고 생각했지만 기억을 잃고 등장하는 사내의 이야기는 심리 스릴러를 보는듯해 도대체 이 사람의 정체는 무엇이며 어떤 사연이 있기에 저택에 초대된 것일까란 궁금증을 따라가게 만든다. 하지만 가면무도회 초대의 주인공인 에블린이 죽은 채 발견되면서 이야기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전개된다.
저택을 떠나려는 서배스천 앞에 나타난 까마귀 의상을 입은 남자와 매일 반복되는 에블린의 죽음, 그리고 저택에 초대된 사람들의 모습으로 같은 하루를 맞이하는 주인공의 이야기는 비슷한 이야기일 거라고 생각했던 전개에 신선함을 안겨준다.
'애거서 크리스티와 <인셉션>이 만났다'라는 표지의 문구가 소설을 한마디로 정의해 주는데 다른 이의 몸에서 눈을 뜨며 이야기를 따라가는 구도가 독자들에게 신선함과 호기심을 충족시켜주었던 것 같다.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