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이 보는 책인데도 재밌어서 아이보다 2권을 먼저 기다렸던 듯하다.
민머리에 험상궂게 생긴 얼굴, 그럼에도 화려한 옷차림에 얼굴과는 달리 나긋나긋한 목소리의 이상한 아저씨 '혼령 장수', 1권을 읽은 아이라면 친구와 싸워서 화가 났을 때 엄마한테 잔소리 들었을 때, 친구들 앞에서 잘하고 싶지만 그럴 수 없는 현실이라 상상만 가득할 때 문득 혼령 장수를 떠올리지 않았을까? 어둑해진 길 저 끝에 낯선 아저씨가 있을 것 같은 두려움에 주위를 두리번거렸을지도 모를 일이다.
어린 시절 무서운 이야기를 끔찍이도 좋아했던 추억담을 가지고 있기에 혼령 장수를 읽으며 어린 시절로 소환된 듯한 착각이 들어 이야기와 함께 추억까지 음미할 수 있어 더 큰 즐거움을 느꼈던 것 같은데 예상보다 1권의 이야기가 서늘해 이어질 2권이 몹시도 기다려졌었다.
2권에서는 '그림자', '숨김 도롱이', '다시 등장한 노는 아이', '달걀 가게', '요괴 칼', '장인 귀신'이 등장한다.
평소 같은 반 리나를 몹시 동경하는 도모에는 예쁘고 귀여워 친구들에게도 인기가 많고 집도 부자인 리나가 자신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그리고 기다렸다는 듯이 등장한 혼령 장수는 도모에에게 부러워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소원을 들어주겠다고 한다. 이미 자신이 리나처럼 될 수 있다는 공상에 빠진 도모에는 혼령 장수의 뒤이은 이야기는 듣지 않는데.....
나머지 때문에 홀로 남은 교실에서 친구의 사슴 모양 인형을 망가뜨린 쇼와 유일한 내 편이 되어줄 친구에게 집착하는 아야카, 1권에서 의도치 않게 혼령 장수를 도와 요괴 잡는 일을 했던 쇼지, 실습 시간에 사과 깎기가 두려운 히나, 방학 숙제인 자유과제를 못해 고민하는 소타의 이야기는 아이들이 매일같이 겪을만한 이야기이기에 공감이 많이 갈 것이다. 미처 숙제를 못해 당황했을 때 요술램프 지니가 나타나 뚝딱 해결해 줬으면 했던 기억, 나보다 뛰어난 친구를 부러워했던 기억, 친구들에게 놀림당하고 싶지 않아 거짓말했던 경험 등은 누구나 겪어봤음직한 내용이기에 어쩌면 혼령 장수를 만나지 않았음에 가슴을 쓸어내렸을지도 모르겠다.
2권에서는 2번지 달걀 가게가 등장하며 달마를 닮은 '다마'라는 캐릭터가 등장해 쇼지와 다마의 등장을 예고하고 있기에 3권에서는 또 어떤 강력한 요괴들이 등장할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