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문열 세계명작산책 1 - 사랑의 여러 빛깔, 개정판 이문열 세계명작산책 1
바실리 악쇼노프 외 지음, 이문열 엮음, 장경렬 외 옮김 / 무블출판사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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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블 / 이문열의 세계명작산책 1. 사랑의 여러 빛깔 / 이문열 엮음

세상의 중심으로 이끌며 짜릿한 환희를 맛보게 해주지만 퇴색해져가는 사랑 앞에선 무기력함을 맛보게 되는 '사랑'이란 이름.

상대에 따라, 시대에 따라, 상황에 따라 사랑이란 이름이 모두 같은 빛깔일 수는 없으며 그러하기에 사랑에 대한 이야기는 그만큼 극과 극을 오가는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이문열 세계명작산책 사랑의 여러 빛깔>은 쌀쌀해 스산함마저 느껴지는 이 계절에 너무도 잘 어울리는 이야기이다.

바실리 악쇼노프, 다니자키 준이치로, 프랑수아 샤토브리앙, 테오도르 슈토름, 안톤 체호프, 윌리엄 포크너, 토머스 하디, 알퐁스 도데, 아르투어 슈니츨러, 스탕달, 오 헨리의 사랑에 관한 11편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고전을 좋아하는 독자라면 친숙하게 다가오는 작가의 이름과 작품에 벌써부터 가슴이 떨릴 텐데 1996년 초판을 내고 2017년 절판된 후 다시 개정 신판으로 출간되기까지 긴 세월이 흘러도 여전히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세계명작은 개정 신판으로 다시 태어나면서 새로 추가된 소설과 빠진 소설이 있어 오래전 읽은 독자라면 그 추억을 더듬어보기에도 좋을 듯하다.

고전인 만큼 현대의 사랑 이야기와는 달라 가령 요즘 시대라면 핸드폰을 넘겨주며 전화번호를 찍어달라던가 상대방 직장에 전화를 걸어 자리에 있는지 등을 물어볼 수도 있겠지만 그런 것들을 무시한 채 승무원에게 반해 한 달간의 휴가를 무작정 비행기를 타고 이동하는 주인공의 사랑은 그것을 사랑이라고 정의 내리기도 애매할 만큼 웃픈 이야기로 다가왔다. 그런가 하면 주종 관계와 사제지간이라는 관계에 자존심이 걸려 있었던 그 시절에 그것이 사랑이었는지, 그저 외로움을 달래기 위한 임시방편이었던 것인지 아리송하게 다가왔던 <슌킨 이야기>는 이해하기 힘들지만 아리고 슬프게 다가왔다.

태어나 사랑 한 번도 못해보고 죽는 인간은 없을 정도로 '사랑'은 어쩌면 우리에게 익숙한 단어일지 모른다.

이 책을 읽으며 나의 경험과 사회적 인식으로 바라본 '사랑'에 대한 잣대는 어쩌면 무의미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랑'이란 단어가 마냥 순수하지만도, 마냥 아름답지만도 않으며 사랑 때문에 순탄하게 갈 수 있는 인생길이 꼬이고 꼬여 생각지 않은 커다란 시련으로 다가오는 경우도 보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랑은 그러하기에 사랑이 아닐까 싶다.

사랑에 빠진 나를 탓할 수도 없는 노릇이며 타인의 사랑에 무어라 이견을 내는 것 또한 별 의미 없는 것은 아닐까.

그저 사랑에 빠진 이들을 지켜보는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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