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오늘도 보건소로 출근합니다 - 오늘도 코로나19와 사투를 벌이는 모든 사람에게
김봉재 지음 / 슬로디미디어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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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로디미디어 / 나는 오늘도 보건소로 출근합니다 / 김봉재 지음

나에게 있어 보건소는 가까이 있지만 진료과목이 몇 개가 있는지, 내가 그곳에서 어떤 지원을 받을 수 있는지 좀처럼 알 수 없는 곳 중 하나였다. 일반 병원도 친절하신 분이 있는가 하면 그저 돈벌이 수단으로만 환자를 대하는 의사나 간호사를 여럿 보았기에 아무래도 보건소는 일반 병원에 비해 신뢰도가 떨어졌던 게 사실이고 아이를 낳으며 예방접종을 하기 위해 방문했을 땐 사명감이라기보다 얼른 일을 마치고 싶어 하는 표정이 역력해 그나마도 보건소를 자주 찾지 않았던 것 같다.

아무래도 그런 기억이 오랫동안 있었고 최근 아이가 만 12세를 넘어 인유두종접종을 하기 위해 찾은 모자보건소에서 사람이 많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문진표를 대충 보며 일 처리하는 것을 보고 보건소에 대한 이미지가 더 안 좋아졌고 그래서 책의 제목을 보며 코로나19로 더욱 바빠진 보건소 생활을 상상하며 보건소에 대한 이미지를 쇄신할 수 있기를 바랐는지도 모르겠다.

<나는 오늘도 보건소로 출근합니다>는 임상병리사로 살아온 저자가 의료인으로 17년 동안 경험하고 생각한 것들을 날 것 그대로 담아냈다. 여기서 날것 그대로라고 표현한 것은 아무래도 글 쓰는 것을 전문적으로 하는 직업이 아니다 보니 일반인이 일기처럼 써 내려간 글이 초반엔 미흡해 보였으나 어느 순간 푹 빠져들어 읽고 있는 나 자신을 보면서 오히려 전문적이지 않아 더 신선하고 진정성이 느껴졌던 것은 아니었을까란 생각이 들었다.

일반 병원보다 찾아지지 않는 보건소, 하지만 보건소가 있는 이유가 지역사회를 위함인 만큼 우리가 아는 것보다 훨씬 많은 일을 하며 애쓰고 있다는 것을 이야기를 통해 알 수 있었다. 본연의 업무인 임상병리사 일뿐 아니라 봄과 가을에는 산불 감시, 여름에는 유원지 익사 사고 방지, 산사태와 홍수 대비, 겨울에는 폭설에 대비하고 지역주민과 가까워지기 위해 그들의 말에 경청하려는 저자의 자세에서 내가 보았던 안 좋았던 이미지는 단편에 불과하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어느 직업에서든 각 특징에 맞는 사명감이 있어야겠지만 특히 생명을 다루는 의료인일수록 그저 직업으로서의 의료인이 아니라 진심으로 환자를 위하고 소통하기를 꺼리지 않는 의료인을 만나게 되면 가뜩이나 큰 병은 아닐지, 비용은 얼마나 들지 걱정이 많은 환자로서 큰 위로가 되는 게 사실이다. 알고는 있지만 일에 치여 아쉬움이 남는 의료인이나 아프고 걱정스러운데 다독거림보다는 진료 끝났으니 빨리 나가라는듯한 태도에 실망을 느끼는 환자를 보며 의료인의 전문성이 아쉽게 다가오면서도 일에 치일 수밖에 없어 여유가 없어 보이는 의료 상황에서는 근본적인 개선이 필요함을 느낀다.

환자 또는 의료인으로 느끼는 그런 감정들을 저자는 흘려보내지 않고 책에 담아냈는데 현실적으로 개선해야 할 점들이나 인간의 욕심이 불러온 재앙에 대해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고 있어 화려한 글솜씨는 아니지만 진심을 다해 고민하는 저자의 모습이 더 깊이 와닿아 오래 기억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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