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판본 페스트 (초호화 스카이버 금장 에디션) - 1947년 오리지널 표지디자인 더스토리 초판본 시리즈
알베르 카뮈 지음, 변광배 옮김 / 더스토리 / 2020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더스토리 / 페스트 / 알베르 카뮈

다들 이렇게 오래가리라 예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기존에 겪었던 감염병처럼 어느 순간 서서히 사그라들며 금세 제자리로 돌아갈 것이란 낙관적인 전망을 하며 심각해하지 않았더랬다. 나와는 별로 상관없는 일이며 재수 없게도 면역력이 떨어져 있거나 연세가 많으신 어르신들에게만 위험 증상으로 다가올 뿐 건강한 사람은 걸리더라도 금세 지나칠 수 있는 감기 정도로만 치부했었다.

그랬기에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코로나19의 장기전은 사람들에게 더 충격과 뒤늦은 공포로 다가왔는지도 모르겠다.

사그라들고는 있지만 좀처럼 확진자 수가 0이 되지 않는 현재, 그러다 갑자기 미친 듯 치솟는 확진자의 숫자 앞에서 사람들의 지치고 무기력한 모습을 이제는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유럽 전역을 공포의 도가니로 뒤흔들었던 페스트는 코로나19의 출현으로 이전의 생활로 돌아갈 수 없게 돼버린 지금, 너무도 잘 읽히는 소설이다.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알베르 카뮈'와 이미 어떤 내용을 다루고 있는지 잘 알려져 있는 소설이지만 아마 코로나19가 아니었다면 현재 이 느낌대로 소설을 읽어내지 못했으리란 생각마저 든다.

의사 베르나르 리와는 진료실을 나오다 계단 중간쯤에서 쥐를 밟게 된다. 부지런한 수위를 생각하면 계단에 죽은 쥐가 있을 리 만무하지만 그것을 계기로 오랑은 죽은 쥐들로 넘쳐나게 된다. 집 복도에도 쓰레기 더미에도, 냇가 위에도 죽은 쥐들의 사체가 점점 넘쳐나기에 이르자 사람들은 점점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기 시작하고 그와 더불어 수위가 열병을 앓다 죽게 되면서 좌시해서는 안 되는 상황임을 직감하게 된다.

이후 죽은 쥐에서 사람으로 옮겨가며 죽음의 원인과 치료법을 알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사람들과 병에 걸린 사람들로 넘쳐나는 의료 상황, 서로가 서로를 믿지 못한 채 타인을 대하는 사람들의 모습은 현재와 너무도 닮아 있어 오래전 쓰인 소설이란 생각이 들지 않을 정도로 생생하게 다가온다. 아마 지금이 아니었다면 이런 기분으로 읽어내지 못했을 소설이 이후 오랜 시간이 지나 똑같은 공감을 불러오며 사람들에게 읽힌다면... 이란 생각을 하니 또다시 암담해진다.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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