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여년 : 오래된 신세계 - 상1 - 시간을 넘어온 손님
묘니 지음, 이기용 옮김 / 이연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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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연 / 경여년 : 오래된 신세계 상1.시간을 넘어온 손님 / 묘니 지음

중국소설하면 함께 연상되는 단어가 '무협'이 아닐까 싶은데 '랑야방'을 시작으로 중국 무협소설의 재미에 흠뻑 빠져 이후 작가를 달리하며 출간되는 무협소설을 즐겁게 읽게 되었는데 <경여년>은 익숙한 구도의 무협소설에 판타지를 가미해 신선하게 다가왔다.

무서운 속도로 온몸의 근육에서 힘이 빠져버리는 희귀병인 '중증근무력증'을 앓는 판션에겐 나아질 거란 희망이 없다. 뼈가 부러지거나 병에 걸리면 그에 알맞은 치료법으로 꾸준히 치료하면 되지만 판션이 앓고 있는 병엔 이렇다 할 치료법도 없기에 그의 몸 상태가 나빠지면 어제의 몸 상태로 다시 돌아가는 것이 불가능해 하루하루 죽을 날만 기다리는 처지에 어느 날 황당무계한 장면이 펼쳐진다. 이미 근육이 굳어 말을 할 수 없는 그가 말을 하고 보일 리 만무한 자객들이 왔다 갔다 하는 상태에서 아기의 몸이 되어버린 놀라운 상황으로부터 이야기는 시작된다.

현생에서 희귀병을 앓는 판션은 자신의 기억을 그대로 간직한 채 시대를 거슬러 경국이란 나라의 갓난아기 판시엔의 몸으로 다시 태어나 새로운 인생을 살게 되는데 갓난아이의 몸으로 거듭나며 처음 맞닥뜨렸던 상황만큼 비밀을 간직한 채 자라는 동안 생명의 위협을 수시로 느끼게 된다. 부모는 알지 못한 채 누군가의 사생아로 우쥬의 보호를 받으며 자라나지만 현생에서의 기억을 그대로 지니고 있기에 아이의 몸과 어울리지 않게 어른스러운 말과 행동을 하곤 하는데 이게 독자로서는 깨알 같은 재미를 느끼게 되는 요소라 권력과 암투를 그린 무협소설에서 전혀 기대하지 않은 즐거움을 느낄 수 있었던 것 같다.

경국의 담주에서 어린 시절을 보내며 장성하게 되는 판시엔은 자신의 곁을 지키던 우쥬가 어머니인 '예칭메이'의 호위무사이며 그녀가 이룬 어마어마한 재산은 그녀가 죽은 후 경국의 내고에 환수되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렇게 판시엔은 경국의 수도인 징두로 향하게 되는데....

무협소설답게 다양한 인물들이 등장하며 두께 또한 만만치 않게 다가오지만 무협과 판타지의 신선하고도 절묘한 조합, 빵빵 터지는 웃음 요소를 군데군데 배치해 예상외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을 수 있는 소설이다. 이미 드라마가 먼저 나왔다고 하는데 소설과 함께 보는 재미 또한 색다르게 다가오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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