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한 척 무례했던 너에게 안녕 - 칠 건 치고 둘 건 두는 본격 관계 손절 에세이
솜숨씀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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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진지식하우스 / 솔직한 척 무례했던 너에게 안녕 / 솜숨씀 짓고 그림

호불호가 강하고 나와 맞지 않는 말에 애써 공감하는 척하거나 좋은 말 대잔치를 해줄 만큼 아량이 넓은 성격이 아닌지라 사회생활을 하면서 겪게 되는 인간관계가 무척이나 힘이 들었더랬다. 어느덧 불혹이란 나이를 넘어선 지금도 인간관계가 여전히 쉽지 않으며 나이에 비례하여 대범해지기는커녕 아니다 싶으면 전보다 더 과감하게 끊어내버리게 돼버렸다.

아마도 많은 사람들이 적을 두지 않는 인간관계를 추구하며 나와 맞지 않는 상대일지라도 대놓고 적대감을 표현하지는 않을 것이다. 내가 누군가를 미워하고 싫어하는 것보다 누군가에게 미움받는 일을 사람들은 받아들이기 힘들어하므로 아무리 싫어하는 사람일지라도 인간관계를 단박에 끊어내는 데 있어 과감해지는 것이 쉽지 않을 것이다.

예전에는 나 또한 그랬었고 인간관계를 단박에 끊어내는 일이 죄악처럼 다가와 차마 그럴 수 없었더랬다. 하지만 어느 순간 싫은 사람은 뭘 해도 친해질 수 없음을 알게 되었고 누군가에게 이유도 알 수 없는 무조건적인 미움을 받는다고 해서 더 잘해줄 필요도 없음을 알게 되었다. 그저 싫은 감정이란 다시 되돌릴 수도, 다시 시작할 수도 없음을 어느샌가 알게 되었고 그래서 아니다 싶은 관계를 손절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인간관계 폭이 좁아지게 되었지만 솔직히 고립되는 느낌이라든가 외롭다는 느낌은 전혀 없다. 오히려 원하지도 않는데 휩쓸려 다니지 않고 나 혼자만의 시간을 보낼 수 있어 좋고 내가 원하는 것, 내가 해야 될 것들을 차분히 생각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많아져 나 자신을 더 많이 들여다볼 수 있게 되었다.

<솔직한 척 무례했던 너에게 안녕>은 쳐낼 건 쳐내고 곁에 둘건 놔두는 본격 관계 손절 에세이다.

이유도 없는 무례함과 예의 없음, 라떼에 젖어 현실감각을 자각한 꼰대들의 복붙 언어들, 필요에 의해서만 연락하며 친근한 척 아무렇지도 않게 부탁하는 그들의 무개념, 상사의 스트레스를 아랫사람이라는 이유로 감정 쓰레기통이 되어야 했던 순간들....

세상엔 이해할 수도 없고 친해지기란 남북이 통일하는 일만큼이나 장담하기 어려운 사이가 존재하지만 분명 같은 시선으로 나를 바라보는 누군가가 있음을 알기에 누군가가 나를 미워한다는 것은 썩 기분 좋지 않지만 이제는 그런 것쯤은 별거 아니란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런 생각이 자리 잡기까지 얼마나 많은 밤들을 힘들어하고 숨죽이며 울어야 했는지, 지금은 나를 미워하고 떠나갔던 사람들 때문에 자신만을 탓했던 나 자신에게 미안한 마음뿐이다.

오늘도 기계처럼 만신창이 같은 무거운 몸을 일으키며 출근길에 올랐을 그대들, 사는 게 재미없고 팀장이나 사수, 아랫사람들 때문에 회사 생활이 빡칠 정도로 힘들다면 <솔직한 척 무례했던 너에게 안녕>을 읽으며 쓰린 속을 달래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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