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들의 범죄
요코제키 다이 지음, 임희선 옮김 / 샘터사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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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터 / 그녀들의 범죄 / 요코제키 다이 지음

아름다운 미모로 남자들의 시선을 사로잡는 '히무라 마유미'는 대학시절 치어리더를 하며 펄펄 나는 인기를 구가했었다. 그에 힘입어 대기업 비서실에 입사할 수 있었고 지금은 홍보팀에서 근무 중이다. 하지만 젊었던 시절 남자들의 인기를 한 몸에 받던 마유미도 서른네 살 이란 나이가 되면서 사내 술자리에서 점점 밀려나는 뒷방 신세가 되었고 웬만한 친구들도 모두 이십 대 중, 후반에 결혼을 했기에 최근 마유미는 결혼에 대해 초조한 마음이 앞서 선을 보고는 있지만 하나같이 실망스러운 남자들뿐이다.

그러던 어느 날 자신이 속한 회사의 야구팀 선수를 취재하던 중 연습 타구를 맞고 기절해 병원에 실려간 마유미는 그곳에서 대학 선배인 '진노 도모아키'를 만나게 되면서 잊고 지냈던 대학시절의 불쾌한 기억을 떠올리고 마는데.... 그날의 기억이란 마유미보다 한 학년 아래였던 치어리더 리코가 도모아키에게 성폭행 당한 사건으로 외부에 알려지진 않았지만 그 일 이후 리코는 학교와 동아리를 모두 그만두고 시골로 내려갔으며 애초 리코에게 치어리더를 제안했던 마유미는 리코에 대한 미안함을 계속 가지고 있을 수밖에 없었는데... 그러하기에 도모아키에 대한 안 좋은 기억을 가지고 있었던 마유미는 다친 자신을 걱정해 주는 도모아키로부터 자신이 리코를 성폭행했던 것이 아니며 리코가 오히려 자신을 유혹했고 관계는 합의된 것이었다는 말을 함으로써 조금씩 흔들리기 시작한다. 더군다나 부잣집 도련님에 키도 크고 잘생겨 늘 인기가 좋았던 데다 평판까지 좋았던 도모아키가 위험을 무릅써가며 학교 내에서 그런 짓을 할리 없다는 생각에 이른 마유미는 대학시절 자신이 좋아했던 상대는 마유미였다는 도모아키의 고백을 듣고 그의 감정을 받아들여 연인 사이로 발전하게 된다.

한편 진노 도모아키가 일하는 병원에서 함께 일했던 간호사 유카리는 도모아키의 구애를 받고 그와 사귄 지 일 년여만에 결혼에 이르게 된다. 아버지가 대학병원의 부원장이며 집도 부자들만 모여사는 동네에 있는 데다 큰 키에 잘생긴 얼굴, 스포츠를 즐겨 다부지고 탄탄한 몸매에 의사라는 직업까지 무엇 하나 빠질 게 없는 도모아키가 집안이며 외모 등 무엇 하나 내세울 것 없는 자신에게 구애를 했다는 게 늘 마음에 걸리지만 도모아키의 설득에 결혼에 골인할 수 있었고 결혼한 지 8년이 된 지금은 시부모님이 거주하는 본채 옆에 마련된 별채에 살며 하루 종일 시어머니와 남편 뒷바라지를 하며 자신의 삶이란 없는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그리고 이제는 귀가가 늦는 대다 자신에게 손도 대지 않는 남편 때문에 진노라는 집안에서 자신의 위치를 더듬어보게 되던 유카리는 아이를 원하는 않는 남편에게 다른 여자가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하기에 이르는데....

그리고 이토 사가미 해안에서 항해 중이던 어선에서 사체가 발견되는 사건이 일어나고 사체의 주인이 진노 유카리라는 것이 밝혀지면서 수사가 시작되고 유카리가 일주일 동안 가출했었던 점과 절벽 아래 신발이 발견됐다는 점을 들어 그녀가 자살한 것이라는 결론을 내리지만 이후 생각하지 못했던 정황이 하나씩 밝혀지면서 유카리가 자살이 아닌 살해되었을지도 모를 가능성을 가지게 된다.

부잣집 도련님으로 아버지의 뜻을 거역하지 못하고 자란 도모아키는 그에 대한 반항심리로 부모님의 기대에 거스르는 며느리를 골라 결혼했고 부모님과 사이도 원만하며 자신의 내조 또한 잘하는 부인이지만 그럼에도 결코 사랑으로 이를 수 없는 아내와 정반대인 마유미를 만나며 새로운 삶을 꿈꾸기 시작하는데... 반면 도모아키의 외도를 직감했던 유카리와 도모아키가 유카리와 이혼하면 자신과 결혼할 수 있을 거라는 기대를 품고 있는 마유미의 각기 다른 입장은 과연 이 사건의 진실이 무엇이냐를 더욱 궁금하게 만든다.

새벽 바다에 떠오른 한 구의 시신, 시신을 둘러싼 진실에 가까워질수록 그들의 비밀이 하나씩 드러나기 시작한다.

이미 <루팡의 딸>에서 꿀 재미를 확실히 보장했던 작가였기에 이번 작품도 고민 없이 선택했는데 그 선택에 실망이 없을 만큼 몰입도를 선사해 기존 그녀의 작품을 읽었던 독자라면 후회하지 않을 소설이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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