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유한 집안에서 태어난 회계사 남편을 둔 윤정아는 하나밖에 없는 아들 아주가 갑자기 죽을까 봐 불안감에 시달린다. 정아의 그런 불안감은 아주에게서 키우는 개로, 남편이 최근 맡게 된 일로 시시각각 옮겨가며 주기적인 정신과 상담을 받기에 이른다. 한 시간에 30만 원이나 하는 상담은 돈 때문에 궁색한 걱정을 할 필요 없는 정아에게는 그저 마음의 위안으로 작용할 뿐이었고 그렇게 상담을 통해 한동안은 일상생활로 돌아갈 수 있었다. 그렇게 병원에서의 상담 후 아들 아주를 만나 끝내주는 로스트 치킨 맛집에서 브런치를 먹기로 한 정아는 역 앞에서 총에 맞아 사망하게 된다.
정아의 폐를 관통하고 빠져나온 총알은 고아로 살아온 오수안의 뇌에 박히게 되면서 오수안은 혼수상태에 빠지게 되고 정신의 까마득함을 느꼈을 즘엔 말이나 눈을 떠 의사 표현은 할 수 없지만 자신이 아기였고 그런 자신을 바라보는 부모님과의 기억을 되풀이하던 중 갑자기 자신이 총에 맞아 병원에 입원했다는 사실에 번쩍 눈을 뜨게 된다.
기계에 미쳐사는 임다인은 모든 기계에 경의로운 호기심을 느꼈지만 어릴 적 종교에 미쳐 미국에 건너가 결국엔 총으로 자살한 자신의 아버지 때문에 총기는 만들지 않겠다는 결심을 안고 살아간다. 그러던 어느 날 다인이처럼 기계에 미쳐 청계천을 찾는 사람들만 골라 일단 시작하면 중도에 끝낼 수 없으며 게임을 시작함과 동시에 케이맨 군도 은행에 개설된 계좌의 즉시 입금은 물론이고 미션을 가장 먼저 성공하는 사람에게는 비트코인 1000개를 준다는 문자가 도착하고 그렇게 사람들은 게임을 시작하게 된다. M4A1을 만들어 쏴야 한다는 미션을 받은 채로....
학생운동을 했던 전력이 있지만 예상치 않게 국정원이 된 고민지와 그녀의 대학 동기 무늬만 기자인 박창식, 명함은 사회복지사지만 해커의 능력을 유감없이 발휘하는 양은아, 기계 공학도 임다인은 '반드시'라는 비밀 모임의 멤버로 서울 한복판에서 발생한 총기 사건의 원인을 찾아 악으로부터의 구제를 위해 도둑을 실행하기에 이른다.
윤정아의 걱정에도 기존의 일과 다른 자금을 관리하던 회계사 남편은 아내가 총기 사고로 죽은 후 방에서 한 걸음도 나오지 않으며 아무런 잘못도 없는 자신의 아내가 죽은 것에 대한 복수를 계획한다. 그리고 윤정아의 남편은 '반드시' 멤버들과 자신의 집, 자신이 발 딛고 있는 서재에서 맞닥뜨리게 된다.
서울 한복판에서 발생한 총기 사고, 하지만 누군가를 겨냥한 것인지도 불분명할 만큼 총은 발사와 동시에 터져버려 범인이 함께 사망하기에 이르는 사고로 번지게 되고 오수안이 병실에 입원해 있는 동안 그런 유의 사고로 몇 명이 희생되고 만다. 그리고 죽어 영혼이 된 정아와 '총 그 자체, 개념이면서 실재인 총'과 결합한 오수안은 세상의 모든 총을 없애기로 한다.
최근 미국에서 일어난 경찰의 무리한 진압 과정에서 총에 맞아 사망한 사람들의 소식을 접하며 근거리에서 총을 발사하는 영상을 보고 충격에 휩싸였던 적이 있다. 무리하게 진압할 생각은 없었지만 상대방의 제스처로 인해 우발적으로 총기를 발사한 것은 총에 대한 공포심이 뇌리에 깊게 박혀 있기 때문이 아닐까란 생각이 들었다. 총이 세상에서 사라져버린다면 좀 더 안전한 세상을 맞이하게 될까? 란 생각도 잠시 해보았지만 바로 그렇다는 답변이 나오지 않아 그마저에도 깜짝 놀랐는데 <스모킹 오레오>는 우리나라에서는 쉽게 일어나지 않는 총기 사건을 다루고 있다.
총기 사건이지만 총이 주인공이 되어 오묘함을 발휘하는 소설이기 때문에 읽는 자로 하여금 다양한 생각을 탄생시킬 수 있는 소설이 아닐까란 생각도 들었는데 보편적이지 않아 꽤 매력적으로 느껴졌던 소설이기도 했던 것 같다.
중간중간 시니컬한 대사들이 난무해 블랙 유머를 던져주지만 총이란 주제만큼 예사롭지 않은 묵직한 무게감을 느끼며 '김홍' 작가의 다음 편도 무척이나 기다려질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