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미스터리 소설이라는 장르가 호기심을 불러왔던 <삼각파도 속으로>의 이야기는 1945년 5월 17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패전의 기색이 짙어감에 따라 일본은 천황의 동생인 치치부 왕자를 책임자로 둔 황금 백합이라는 특수부대를 만들어 동남아시아 각지에서 수탈한 금괴나 문화재를 배를 통해 일본으로 빼돌렸고 그마저도 미군에 의해 여의치 않게 되자 병원선을 가장해 밤에만 몰래 이동했으나 미군의 레이더망에 걸린 731부대 병원선은 1945년 5월 17일 미군의 폭탄 투하에 바다 아래로 가라앉으며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다.
수십 년의 세월이 흘러 순석은 머구리 작업 중 사고를 당해 병원에 누워있는 아버지의 병원비를 보태기 위해 아버지와 함께 오랜 머구리 생활을 했던 박판돌과 함께 키조개를 따며 부지런히 돈을 모으고 있다. 키조개를 따며 남매를 키워냈던 아버지의 갑작스러운 사고로 어머니는 식당에서 허드렛일을 시작해야 했고 순석은 다니던 학교를 그만두고 위험하지만 일당이 센 키조개 잡이를 시작해야 했으며 여동생 순영은 간병인을 쓸 수 없는 형편 때문에 하루 종일 아버지 곁에 머무르며 간병을 할 수밖에 없었다. 예상치 못했던 아버지의 사고는 가족들이 생계 전선에 뛰어들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만들어냈고 집안의 가장이 돼버린 순석의 어깨는 무겁기만 하다.
그러던 어느 날 군산항에서 중국으로 가던 대형 상선과 작은 어선이 충돌하는 사고가 발생했고 높은 파도로 수색이 여의치 않아 중단될 상황에 아버지를 찾아달라며 우는 윤정을 본 순석은 사고로 병상에 누워계신 아버지가 떠올라 실종 수색을 이어나갔고 어렵게 윤정의 아버지를 찾아낸다. 하지만 박판돌이 아니었다면 순석 자신이 죽을 수도 있었을 아찔한 사고로 다음날은 정신없이 자다 일어나 보니 친하게 지내는 동곤 형에게 전화가 여러 번 와있는 것을 보고 그의 집으로 향했다가 동곤의 시체를 발견하고 살인범으로 몰리게 된다. 그리고 꼼짝없이 살인범으로 몰렸을 그 상황에서 순석은 윤정의 도움으로 풀려날 수 있었고 동곤이 죽기 전 보물선 인양을 하는 이도형에게 연락해 일제시대 때 금괴를 싣고 가다 침몰한 배의 위치를 아는듯한 말을 했다는 것을 듣고 동곤이 죽은 현장에서 발견된 숫자를 통해 위치를 찾아 나서게 된다.
그렇게 순석은 친구인 이상홍과 좌표가 가리키는 곳을 수색하다 침몰된 배를 찾게 되고 기술력을 갖춘 이도형에게 연락해 금괴 인양에 나서게 된다. 남겨진 기록에 의하면 금괴는 무려 28톤으로 금액만 해도 수조원에 육박해 순석은 고생하는 어머니와 순영이를 떠올리며 얼른 편하게 살게 해주자 생각한다. 그렇게 이도형이 꾸린 인양팀으로 작업이 시작되었고 고생 끝에 백금과 문화재로 보이는 항아리들을 발견한 이들은 환호성을 지르지만 한껏 부푼 기대도 잠시 조선족으로 보이는 도적들이 배를 장악하면서 순석을 포함한 인양팀은 포로가 되고 만다.
과연 금괴는 존재하는 것일까? 배 속에 밀봉돼 가라앉아 있던 항아리 속 이상한 물체의 정체는 과연 무엇이었을까?
금괴가 가득 들어있을 거란 기대는 점점 불확실하게 변해가고 급기야 인명피해까지 속출하게 되면서 이야기는 더 미궁 속으로 빠져들게 되는데 기록으로 남겨졌지만 정확히 어디에 가라앉았는지 모를 보물선과 항아리 속에 잔뜩 들어있던 정체 모를 것들, 다친 후 이상하게 변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다양한 긴장 요소를 자아내게 했던 소설 <삼각파도 속으로>
역사적 사실과 기괴한 추리력을 계속해서 이끌어내고 있어 쉽사리 책을 덮지 못하게 만드는 소설이라 무더위를 식혀줄 서늘함을 원하는 독자라면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