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부터 심쿵 달달함을 마구 발산하는 소설 <오늘 밤 안아도 될까요?>는 다섯 편의 연애 소설을 담고 있다.
쇼콜라 아이스, 실버 링, 베이비 핑크, 스타더스트 옐로, 섬싱 블루의 다섯 편의 제목만 보아도 연애와 결혼까지 예상할 수 있는 제목인데 평소 이렇게 대놓고 닭살 돋는 연애 소설을 좋아하는 편이 아님에도 왜인지 이 소설은 그냥 끌렸었다.
- 쇼콜라 아이스 -
대기업 출판사의 입사 6년 차인 아유미는 그토록 바랐던 문예 출판부로 발령이 난 뒤 일에 매진하고 있다. 업무가 많을 땐 철야까지 이어지는 날을 각오할 정도로 쉽지 않은 일이지만 아유미는 자신이 이 일을 정말 좋아한다는 사실을 깨달으며 만족해하고 있다. 하지만 무슨 일에 있어서든 타인에게 민폐가 될까 봐 부탁하지 못하고 혼자 해결하려 했던 것들이 남자친구와도 멀어지게 되는 계기가 되어버렸고 혼자라서 일에 매진할 수 있게 됐지만 사생활 없이 너무 일에만 몰두하는 건가 싶은 고민이 들기도 한다.
그렇게 여느 날과 마찬가지로 야근 중이던 아유미는 엘리베이터 앞에서 짐을 가득실은 여성 잡지부 직원과 부딪치는 사고가 생기고 그것이 계기가 되어 서로 부족한 부분을 코치해 주는 사이로 발전한다.
- 실버 링 -
유명하지 않은 밴드를 좋아한다는 공통점이 호감으로 발전해 사귄지 7년차인 마호와 다이치는 대학을 졸업 후 회사원 생활을 하고 있다. 그러던 중 남자친구인 다이치가 멀리 전근을 가게 되면서 전처럼 자주 만날 수 없어 전화 통화나 문자로만 연락을 주고받게 되며 점점 보이지 않는 벽이 생긴다고 느낀 마호는 바쁜 일에 치이는 다이치가 걱정이 되면서도 자신에게 마음이 식고 있는 것은 아닌지 걱정스럽기도 하다.
전화를 걸어 통화하고 싶고 주말에 만나고 싶지만 연일 계속되는 바쁜 일로 피곤해하는 다이치에게 부담을 주기 싫어 마호는 다이치를 생각해 배려를 해주지만 그렇게 꾹꾹 눌렀던 감정들과 오해들이 폭발하게 되는데....
- 베이비 핑크 -
여섯 살 차이나는 옆집 오빠 슈지를 좋아하는 리코, 같이 있게 되면 종알종알 쉴 새 없이 떠들어대는 리코와 달리 슈지는 츤데레 스타일이다. 자신이 슈지에게 하는 것을 보면 좋아한다는 것을 알만도 한데 슈지는 그런 리코를 마냥 동생으로만 보는 것 같아 리코는 속상하기만 하다. 그런 리코 곁에 세미나를 하며 친해진 아라타가 리코에게 호감을 표시하는데 무감한 리코는 아라타의 감정을 잘 몰라준다. 그런 미묘한 감정 속에 세미나 때문에 늦은 리코를 데리러 온 슈지는 함께 있던 아라타를 보며 자신이 느끼는 이상한 감정을 낯설게 여기는데....
- 스타더스트 옐로우 -
아라타와 천문학 동아리인 유스케는 자신이 천문학 동아리를 들 수밖에 없게 만든 나나 선배를 짝사랑하고 있다. 뭐하나 잘하는 것 없고 평범하기만 한 자신과 달리 나나 선배는 성적은 물론 동아리 활동과 타인을 배려하는 성품이 배어 유스케는 자신에게 과분한 상대란 생각에 고백할 엄두조차 내지 못한다. 그런 나나 선배가 좋아했던 전설의 선배가 나나 선배처럼 모든 것에 완벽했었다는 사람이란 걸 알고 난 뒤 유스케는 더더욱 나나를 곁에서 지켜볼 수밖에 없었는데 어느 날 몰래 울던 나나를 발견한 유스케는 나나로부터 뜻밖에 자신에게 남자친구가 생기면 하고 싶었던 버킷 리스트 10개를 함께 실현해달라는 얘길 듣게 되는데....
- 섬싱 블루 -
결혼정보지 편집부에 근무하는 아키라와 카타기리의 인연은 일 때문에 첫 대면했던 날로 거슬러 올라간다. 결혼할 사람들의 이야기를 정보지에 싣는 아키라와 그들의 웨딩 사진을 찍는 카타기리는 일이 있을 때마다 함께 외근하는 날이 많아졌고 평소 애인도 없는 자신과 달리 결혼을 앞두고 행복해하는 커플들에게 묘한 위기감이나 질투 등을 느꼈던 아키라에게 가타기리의 일하는 방식은 그녀가 자신의 일을 다른 각도에서 바라보고 진정으로 좋아할 수 있게 만들어준다.
다섯 편의 이야기는 직장과 학교, 이웃이라는 관계에서 연인으로 발전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우연치 않은 만남에서 서로의 공감대를 발견하여 호감을 느끼고 상대방도 나와 같은 마음일까 고민하며 그럼에도 네가 좋다는 감정으로 상대방과 이어지는, 사랑에 빠지게 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뻔할 수 있는 이야기이고 실제로 다음 전개가 어떻게 될지 이미 다 알겠는데도 가슴 콩닥거리며 읽게 되는 건 이제는 좀체 느낄 수 없는 연애 감정이라 몰입하게 된다기보다 아직까지 나에게도 연애 감각이 살아있어 그런 거라고 믿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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