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의 이름을 지나쳤더라면 최근 서점가에 쏟아져 나오는 비슷한 제목의 에세이 중 하나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런데 '고정욱'이란 이름을 보는 순간 이 책은 아이와 꼭 읽어봐야겠다는 느낌적인 느낌이 들었기에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
그 유명한 재석이 시리즈를 얼마 전 읽고부터 고정욱 작가님의 팬이 될 수밖에 없었는데 그가 쓴 에세이라니 흥미가 동하지 않을 수 없었다.
<나에게 나다움을 주기로 했다>는 부제목으로 붙은 문장만 봐도 방향을 잃고 흔들리는 아이들에게 나다움을 찾는 중요성과 방법을 알려주는 내용이지만 아이보다 먼저 읽어본 바로는 사회인, 부모, 자식이란 이름에 둘러싸여 잊고 지냈던 나 자신을 떠올리며 마음을 다잡을 수 있게 해줘 어른이 읽기에도 좋은 글이다.
고정욱 작가의 글을 많이 접해보진 않았지만 몇 권의 책을 통해 내가 느꼈던 건 점점 개인적이고 경쟁으로 치열해져만가는 요즘 세상에 너무도 훈훈하지만 조금은 현실적이지 않다는 것이었는데 글 속을 꽉 채운 고정욱 표 '인간은 혼자서는 살 수 없다'라는 진리가 어떻게 탄생한 것인지 이 책을 통해 알 수 있었다.
요즘 세상에 꽤나 긍정적인 분이시다란 생각이 있었기에 매사 앞서 나가게 되는 현실감과 선입견이 만들어낸 잣대들을 가지고 있는 나로서는 그래서 더 고정욱 작가의 글이 남다르게 다가왔던 것인지도 모르겠지만 내가 제일 못하고 잘 안되는 부분이 타인과 함께 지내는 것이기에 아이에게도 이런 나의 좋지 않은 영향이 전해질까 봐 나름 고민이 있었는데 책을 읽으며 평소 가지고 있던 부정적인 면이 많이 해소가 되었다. 같은 상황이었어도 그것을 어떻게 바라보냐에 따라 사람이 달라지고 그로 인해 인생도 달라지는 법일 텐데 그는 그렇게 받아들였고 나는 그렇게 받아들이지 못했던 상황을 떠올리며 인간에 대한 그 기준을 다시 한번 정의하게 되었던 시간이 됐던 것 같다.
누구나 나보다 타인이 먼저일 수는 없지만 내가 만들어버린 벽에 가두고 타인을 판단하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 일인지 알면서도 그 벽을 깨는 것이 힘들었기에 친구 때문에, 성적 때문에, 부모님 때문에 늘 고민이 많을 수밖에 없는 아이들에게 이 책이 얼마나 도움이 될지, 알고 있어도 정작 말이나 글로 전달이 안돼 소통의 부재를 느끼는 부모와 아이들에게 정말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잘 전해질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