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호 식당 (특별판) 특별한 서재 특별판 시리즈 2
박현숙 지음 / 특별한서재 / 2020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특별한서재 / 구미호 식당 / 박현숙 장편소설

천 년 동안 천 명의 뜨거운 피를 마시고 절대 죽지 않는 불사조가 되려는 구미호 서호는 이제 막 이승의 강을 건너려는 이민석과 왕도영에게 자신에게 피를 주는 대가로 49일의 시간을 주겠노라 제안한다. 술만 마시면 두드려 패는 아버지와 집 나간 엄마만큼이나 도영이를 못마땅해하던 할머니, 엄마가 다른 다섯 살 위인 형의 온갖 구박을 받으며 자랐던 도영은 서호의 제안을 거절하고 싶지만 옆에 있던 이민석의 애절한 바람 때문에 49일 동안 구미호 식당에 자리를 잡게 된다.

하지만 서호에게 미처 듣지 못한 규칙이 있었으니 몸과 마음은 그대로지만 얼굴은 다르며 구미호 식당을 한 발자국도 나갈 수 없다는 것이었으나 죽기 전 5성급 호텔의 셰프였던 이민석은 서호의 규칙을 깨고 사랑했던 여인 지영일 찾아 밖에 나갔다 초죽음이 돼서 돌아온다. 규칙을 어긴 고통이 어마 무시하다는 것을 알게 된 이민석은 식당 밖으로 나갈 수 없는 점을 역이용해 지영을 식당으로 불러들이기 위한 방법으로 그녀와 자신만 아는 얼큰한 '크림말랑'을 만들기 시작했고 식당에 찾아왔던 백발머리 할머니를 통해 SNS를 잘하는 아르바이트생을 구해달라는 부탁을 한다.

그렇게 아르바이트생으로 찾아온 사람은 도영을 죽도록 못살게 굴었던 이복형 왕도수였고 양아치 기질이 다분하지만 평소 SNS 중독자였던 사실이 이민석에게 먹혀 바로 채용된다. 이런 일들이 못마땅한 도영이지만 아저씨의 간곡한 부탁과 며칠만 참으면 된다는 생각에 도수와 함께 식당 일을 하게 된다.

하지만 그들에게 주어진 시간이 많지 않음을 안 이민석은 도수에게 부탁해 크림말랑의 재료를 맞추는 사람에게 상금 300만 원을 주겠다는 이벤트를 열었고 그때부터 구미호 식당은 문전성시를 이루게 된다. 하지만 그 많은 손님 중에 이민석이 애타게 찾는 서지영은 찾을 수 없었고 도영은 도대체 이들에게 어떤 사연이 있는건지 궁금하기만 하다.

49일만 존재하는 구미호 식당, 사랑하는 연인을 찾기 위한 이민석의 노력과 가족에게 학대받으며 삶에 희망이 없었던 도영은 미처 알지 못했던 진실을 조금씩 알게 되는데....

살아 있을 땐 알지 못했던 진실에 비로소 인생의 의미를 깨닫게 된 이들에게 죽을 걸 미리 알았더라면 죽은 자와 남겨진 자들의 고통이 조금은 가벼워졌을까? 삶과 죽음, 가까이 있는 사람들과 사소한 오해로 등을 진채 살고 있는 건 아닌지 되돌아보게 하는 소설이다.

솔직히 말하면 밖에 나가고 싶다.

수찬이를 만나고 싶다.

수찬이와 길거리를 돌아다니며 키득거리고 싶다.

수찬이는 하루 중 무슨 생각을 가장 많이 하는지도 알고 싶었다.

그리고 수찬이에게 내 얘기도 해주고 싶었다.

무슨 얘기를 하든 수찬이가 잘 들어줄 거 같았다.

왜 이제야 이럴까.

살았을 때, 그 많던 시간들은 다 흘려보내고 말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