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너였을 때
민카 켄트 지음, 공보경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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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스미디어 / 내가 너였을 때 / 민카 켄트 장편소설

이미 <훔쳐보는 여자>를 통해 민카 켄트만의 심리 스릴러를 엿봤던 터라 이번 작품 또한 기대하지 않을 수 없었는데 두 번째 만나본 <내가 너였을 때>를 통해 민카 켄트만의 확실한 이미지를 각인시킬 수 있었다.

부모님 대신 어린 시절부터 부유한 조부모에게 길러진 브리엔, 조부모가 돌아가신 후 브리엔은 막대한 유산을 상속받았고 비록 부모님은 아니었지만 그 자리를 조부모가 대신하며 부러울 것 없이 성장해 어엿한 성인이 된 브리엔은 지금 생활에 만족하며 살고 있다. 그러던 어느 날 퇴근하던 길에 강도로부터 불시의 습격을 받은 브리엔은 기억 장애는 물론 엄청난 불안증을 얻게 되어 집 밖으론 한발작도 나가지 못하는 상황에 놓이게 된다. 친구들과도 연락을 끊은 채 그저 집 밖의 이웃들을 관찰하는 일로 하루하루를 보내는 브리엔에게 유일한 낙이라면 세입자인 나이얼을 보는 것이었으나 이혼의 아픔을 간직하고 있는 나이얼과의 관계는 그저 같은 자리를 맴돌고 있을 뿐이다.

집 밖으로 나가지 못하는 날들이 이어지며 세상과 점점 고립되어가던 브리엔에게 어느 날 자신의 이름으로 된 임대주택 서류와 열쇠가 배달되고 사고로 인해 자신의 명의가 도용된 것은 아닌지 걱정스러운 마음에 서류의 주소를 찾아갔던 브리엔의 눈에 비친 건 자신과 닮은 외모의 여자였으니 브리엔은 미치고 팔짝 뛸 지경이다. 심지어 자신의 취향 등 세세한 부분까지 저 사람이 내가 아닐까 싶을 정도로 닮은 구석이 많은 그녀를 보며 브리엔은 혼란에 빠지게 되는데....

전편에서도 느꼈지만 민카 켄트의 소설은 '이 여자 제정신인 거야?, 망상에 젖어 있는 건 아닌가?'란 느낌을 강하게 받는데 나와 닮은 또 다른 누군가의 등장으로 정신의 혼미함을 느끼며 가장 무력하고 힘겨운 시기에 상대방에게 당하지 않기 위해 반격을 준비하는 브리엔의 모습에서 대강 어느 정도의 이야기가 전개되리라는 예상을 할 수 있는데 그럼에도 세세한 심리묘사가 돋보여 중간에 덮을 수 없게 되는 매력에 자연스럽게 빠졌던 게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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