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더커버
아마릴리스 폭스 지음, 최지원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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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 / 언더커버 / 아마릴리스 폭스 지음

전 CIA 엘리트 비밀요원.

스파이로 16개국을 오가며 살아온 삶.

영국 옥스퍼드 대학에서 국제법과 신학을 공부한 아마릴리스는 미국 조지타운 대학원에서 테러 발생 가능성이 높은 지역을 예측하는 알고리즘을 개발했고 이를 눈여겨 본 CIA로부터 스카우트 제의를 받는다. 그리고 22살의 어린 나이로 CIA 비밀요원이 되어 테러집단을 추적하게 된다.

그녀가 CIA에게 제안을 받았던 테러 발생 가능성이 높은 지역을 예측하는 알고리즘 개발은 그녀의 어린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어린 시절 친한 친구가 항공기 테러를 당하게 되고 고교시절 파키스탄에서 참수형을 당한 대니 기자의 일을 겪으며 아마릴리스 폭스는 그 누구보다 테러에 대해 깊이 생각해보게 됐을 것이다. 한번 겪기도 힘든 테러로 인해 가까운 사람을 잃고 그녀가 성장한 시점에 발생한 9.11 테러로 인해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미국이란 거대한 강대국에, 그것도 본토에 가해진 테러는 전 세계인들에게 충격을 주는 사건이었으니 어릴 적부터 테러의 기억이 있었던 그녀에게 남들보다 더욱 강한 사명감이 있었던 것은 예견된 일이었을지도 모르겠다.

편안함과 안락함, 좋은 대학, 직장에 들어가기 위한 그저 평범한 사람들의 고민은 그녀의 삶이 담긴 이야기를 통해 지극히 현실적이지 않은 이야기처럼 다가오기도 하는데 그래서 더 호기심 어린 눈으로 바라보게 되기도 하고 우리가 미처 알지 못했던 테러의 위험이 그 어떤 영화보다 잔인한 실제로 다가오기도 한다.

대학입시란 그늘에 묶였던 오랜 시절에서 해방된 기분을 맘껏 즐기기에도 모자람 없는 대학생활을 미루고 난민촌으로 향한 그녀의 투지와 아웅 산 수 치 여사를 우여곡절 끝에 만나 그녀가 담긴 필름을 몰래 가져오기 위해 고생했던 일들, CIA가 되어 동남아시아 대테러 작전팀을 지휘하는 등의 일들을 통해 자기 자신보다 테러를 막기 위해 이바지했던 그녀의 노력이 숭고하게 다가왔던 것 같다.

첩보 영화를 보는듯한 생생함이 느껴졌던 건 그녀가 겪은 일들을 사실적으로 그려냈기 때문일 텐데 여전히 현실적으로 와닿지 않는 곳곳의 일화 등이 내가 얼마나 현실 속에서 안주하고 살았는지를 보여주는 것 같아 한편으론 씁쓸하게 다가왔다.

결혼과 CIA 활동을 병행하며 테러를 막기 위해 자신의 안락함을 포기했던 그녀, 믿고 싶지 않은 현실을 눈으로 지켜보며 인간에 대한 분노심도 많이 일었을 텐데 그것을 폭넓게 끌어안은 그녀의 모습에서 진정한 인간애가 느껴졌던 것 같다. 그저 학벌 좋고 뭔가 걸쭉한 훈장 하나 차고 싶어 하는 캐릭터가 아닐까라고 의심했던 나였지만 죽음을 감수해가면서까지 테러를 막기 위한 그녀의 활약과 그 안에서 느꼈을 인간에 대한 고뇌는 차원이 다르게 다가왔기에 가슴의 울림이 달랐던 것 같다.

현재는 CIA가 아닌 방송인으로서 활동을 하고 있는 그녀의 활약과 함께 책이 영화로도 제작된다고 하니 영화는 또 어떻게 다가올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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