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한 배신 스토리콜렉터 84
로렌 노스 지음, 김지선 옮김 / 북로드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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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로드 / 완벽한 배신 / 로렌 노스 장편소설

출장길에 비행기 사고로 생을 마감한 마크.

아직도 모든 게 믿기지 않는 테스는 눈을 감아도 눈을 뜬 채 멍하니 있는 시간에도 귓가에 울리는 마크의 목소리 때문에 현실을 받아들일 수가 없다.

그런 나날 속에 테스는 점점 모든 것이 힘겹고 무기력하기만 하다.

결혼식장에 들어가는 그 순간까지도 행복을 선물해 주었던 마크를 따라 조용히 눈을 감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지만 그런 그녀가 삶을 놓지 못하는 이유는 아들 제이미뿐이다.

제이미가 아니었다면 테스는 벌써 사랑하는 마크를 따라 죽었을지도 모를 일이다.

지금 당장 따라 죽지 않더라도 아무도 없는 구석에 몸을 말며 점점 죽음과 가까워졌을지도 모를 일이다.

하지만 남겨진 제이미 때문에 기력 없는 와중에도 일어나서 아침밥을 차리고 무기력한 상태에서도 제이미를 학교에 보내는 일로 겨우겨우 움직이고 있다. 하지만 이따끔씩 제이미가 가방을 잊고 학교에 가거나 점퍼를 찾지 못할 때면 감정을 다스리지 못해 불같이 화를 내고 그로 인해 눈물을 흘리는 제이미를 보며 죄책감에 시달리는 테스의 모습은 짠함과 안타까움이 겹쳐 소설은 시작부터 마음을 무겁고 아프게 만든다.

그런 나날 속에 테스의 엄마가 신청한 사별 전문가인 셸리가 집으로 찾아오면서 테스는 그 누구의 위안도 받고 싶지 않은 마음과 그럼에도 무너지는 마음을 조금은 다잡아줄 양립의 감정을 셸리를 통해 조금씩 다잡아 나간다. 아마 셸리가 사고로 아들을 잃었고 그래서 사랑하는 사람을 잃는다는 것이 어떤 기분인지 안다고 말하지 않았다면 테스는 그렇게 쉽게 셸리에게 기대려 하지 않았을지도 모르겠다. 뭔가 조금은 위험하다는 느낌을 감지했으면서도 테스는 쉽게 셸리에게 자신의 감정을 내보였고 그걸 바라보는 독자는 테스에 대한 어쩔 수 없는 아픔과 상황에 그저 고개만 주억거리게 된다.

그런 상황 속에 테스는 마크의 형인 이안에게서 마크가 갚아야 할 돈이 있다며 유산을 정리하여 자신에게 돈을 돌려주었으면 좋겠다는 독촉을 받게 되고 자기 몸조차 추스르지 못하는 상황에서 제이미를 챙겨야 하지만 점점 기본적인 것들도 챙겨주지 못하는 상황에 대한 죄책감과 예상하지 못했던 마크에 대한 이야기들이 튀어나오면서 다양한 결말을 떠올리게 된다.

그리고 중간중간 엘리엇 새들러와 테스의 의미심장한 대화가 등장하고 제이미의 생일날 제이미가 행방불명된 사건과 칼에 찔려 병원에 입원해 있는 테스가 셸리와 이안이 그 일에 연관되어 있다는 확신 속에서 셸리가 왜 테스에게 접근했고 테스의 생각처럼 이안과 셸리가 무언가 공모하여 일을 꾸민 것일까란 생각도 해보게 되지만... 이야기를 읽어나갈수록 나는 그것보다는 더 나쁜 가설을 자꾸만 떠올리게 되었으니....

솔직히 이것도 저것도 너무 두렵고 슬픈 결말이긴 매한가지였지만 결말이 궁금해 끝을 향해 달려갔다는 표현보다는 어쨌거나 슬플 것이 자명한 결말이기에 매도 먼저 맞는 심정으로 이야기를 읽어내려갔던 것 같다.

전개 구도 자체가 색다르게 다가왔던 것은 아니었으나 사랑하는 남편을 잃고 모든 기운을 잃은 테스가 마지막 힘을 쥐어짜내며 나름 노력을 보여주는 모성애란 주제 때문에 읽는 내내 아픈 가슴을 어찌해야 할지 몰라 했던 <완벽한 배신>

사실 서늘한 복수극이 나올 거라고 예상했지만 읽는 내내 두렵지만 조금은 예상했던 반전이었기에 더 먹먹하고 슬펐던 소설이었던 것 같다. 작가가 의도했던 바였다면 독자들을 완벽하게 옭아매는데 성공했겠지만 사실 책을 펼치면서 덮기까지 그것을 마주해야 했던 마음이 너무 무거웠기에 당분간은 밝은 주제의 이야기를 만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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