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집의 사이코패스?'라는 문구에 끌려 읽게 된 <시리얼 핫티>
무더운 여름에 읽기 딱인 스릴러 소설인 줄 알고 덤볐으나 보기 좋게 예상을 빗나갔음에도 열여섯 생일을 앞둔 엘리의 달달구리한 로맨스 이야기에 오랜만에 풋풋한 기분에 젖어들게 됐던 것 같다.
멀대같이 큰 키에 비쩍 마른 엘리는 이성에 관심이 없다. 오로지 몸을 놀리며 남자애들과 뒤섞여 운동하는 것을 좋아하는 성격으로 늘 주위에 남자친구들이 있지만 꼬꼬맹이 시절부터 함께한 감정대로 서로를 대할 뿐이라 이성으로써 생각해본 적이 없는 친구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그렇게 여자친구보다 남자친구들과 어울려 운동하는 것을 즐기는 엘리는 남자들만 가는 캠프라 참석할 수 없어 친구들이 캠프에 간 기간 동안 혼자 무료함을 달랠 수밖에 없었는데 바로 그 시점에 비어 있던 앞집에 영화 속에서 튀어나온 것 같이 잘생긴 남자애가 이사를 오면서 이야기는 점점 흥미진진해진다.
엘리가 사는 마을에선 볼 수 없는 BMW에 늘씬한 외모에 명품으로 휘두른 옷에 엘리 또래로 보이는 남자애는 잘생긴 데다 체격도 탄탄해 이성에 관심이 없는 엘리의 눈길을 사로잡을 정도였으니! 무료함을 달래던 엘리는 앞집에 이사 온 녀석을 창문 너머로 쫓으며 관찰하기 시작한다. 그러던 어느 날 답답한 마음에 밖으로 나왔다가 도망친 이웃집 개를 찾아주다 넘어져 뇌진탕을 일으킨 엘리를 앞집 녀석이 도와주면서 둘은 그렇게 말을 트게 되고 앞집 사람들이 캘리포니아에서 왔으며 엄마로 보이는 사람은 이모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리고 영화 속에서 튀어나온 듯한 잘생긴 외모에 이끌린 엘리의 언니 안젤라의 행동에도 세스는 인싸인 안젤라에겐 눈길도 주지 않고 엘리에게만 다정하게 대하는데....
지금까지 남자친구들과 뒹굴며 하키밖에 해본 적이 없는 엘리는 이 상황을 도저히 받아들일 수가 없다. 더군다나 창틈으로 몰래 앞집을 엿볼 때 세스가 마네킹 목에 칼을 꽂으며 연습하는 모습을 목격했기에 엘리는 세스가 사이코라고 생각하는데.... 그런 상황에서 엘리와 비슷한 나이와 외모인 여학생 두 명이 잔인하게 칼에 난자당해 살해당하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엘리는 다정하게 다가오는 세스가 두렵기만 한데.....
그러면서도 엘리는 자신을 대하는 세스의 다정함에 정신줄을 잠깐씩 놓게 되는데 두려움 마음과 설레는 마음이 교차하면서 세스가 어떤 사연으로 엘리에게 접근하는 것인지, 근처에서 일어난 살인사건이 그와 관련 있는 것인지 궁금증을 낳게 한다.
세스는 살인자일까? 엘리를 지키려는 흑기사일까?
전혀 예상하지 않았던 로맨스에 일격 당한 것도 어질어질한데 살인사건이 등장해 묘한 흥분감으로 읽게 됐던 소설 <시리얼 핫티>
예상했던 공포감으로 가득한 소설은 아니지만 그보다 더 복잡 미묘한 감정들이 이 무더위를 책임져줄 것은 확실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