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초등학생 고학년이 되면 부모들은 성교육을 어떻게 해줘야 할지 고민에 쌓이게 된다.
시대가 많이 달라졌다고 해도 부모가 된 우리도 제대로 된 성교육을 받지 못하고 자랐기에 하루가 다르게 자라는 아이에게 성교육을 한다는 것이 쉽지 않다. 평소 아이와 대화를 많이 하는 부모라 하더라도 아이에게 내 몸에 대한 소중함을 전달하는 것이 고민스러울 수밖에 없을 것 같은데 부모들의 모든 성교육 고민을 편하게 시작할 수 있도록 도와줄 <아홉 살 성교육 사전>은 부모들의 이런 고민을 한방에 날려줄 수 있는 책이다.
시작하고 보면 왜 이렇게 어려워했을까 싶은데 아무래도 부모다 보니 아이에게 제대로 교육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시작하기 전까진 나 또한 꽤나 힘들어했었는데 이 책은 유아나 초등학교 저학년 아이와 함께 읽으며 시작할 수 있어 높다란 성교육이란 장벽을 허물어준다.
저학년 아이들이 읽기 편하게 큼지막한 글씨는 물론 남자와 여자의 신체 구조를 그림으로 잘 그려내 말로 설명할 때 전달되지 않았던 문제점을 해결해 주고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부모님이 말로 설명이 안되던 부분들을 콕콕 집어 설명해 주고 있어 부모님과 아이 모두 만족할 수 있는 내용이 아닐까 싶다. 이미 고학년 아이를 두었기 때문에 성교육을 대비해 손경이 선생님의 글밥이 많은 책을 먼저 읽어봤지만 엄마인 나도 이 책이 더 재밌게 다가왔던 걸 보면 아이들도 쉽게 접근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아홉 살 성교육 사전>은 몸과 마음에 대한 이야기를 두 권에 담아냈다. 몸 편에서는 남자와 여자의 몸이 어떻게 다르고 고학년이 되면서 시작되는 2차 성징과 여자아이들이 겪을 초경에 대해, 속옷과 생리대의 선택, 2차 성징이 진행되며 달라지는 신체를 부끄럽거나 놀림의 대상이 아님을 알려주고 있다. 몸을 씻는다는 것, 아이가 만들어지고 자라며 탄생하기까지, 갑자기 변해가는 내 몸을 사랑하고 소중히 하는 법 등은 그 어떤 것보다 알아야 할 내용이기에 더욱 알차게 다가온다.
'몸'에 대한 내용을 훑었다면 '마음'편을 만나게 되는데 2차 성징과 함께 사춘기가 시작되면서 감정의 기복을 겪게 되는데 사람마다 다르지만 한참 예민할 시기이기에 타인의 외모나 성적을 비교하며 스스로 자괴감에 빠지게 되는데 손경이 선생님은 세상의 나는 단 한 명뿐이며 한창 그러할 시기이인 것뿐이지 남보다 눈이 작고 공부가 뒤처진다고 해서 모든 것에서 뒤처진 것은 아니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남과 다른 '나다움'을 통해 타인과 비교하지 말고 나 자신을 빛낼 장점을 향해 가는 게 중요하다고 이야기한다.
여자와 남자를 나누는 선입견에서 벗어나 건강한 몸과 마음으로 자라날 수 있도록 알찬 내용들로 채워진 <아홉 살 성교육 사전>, 단순히 몸과 마음에 대한 정의에 그치지 않고 나도 모르는 사이에 아이에게 나쁜 영향을 미칠 수도 있는 문제점들을 다루고 있기 때문에 아이와 함께 보면 더욱 좋을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