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형공장
엘리자베스 맥닐 지음, 박설영 옮김 / B612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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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612북스 / 인형공장 / 엘리자베스 맥닐 지음

1850년 11월 런던.

쌍둥이로 태어났지만 뒤틀린 쇄골과 호기심이 많다는 이유로 늘 언니인 로즈와 비교당하며 자라온 아이리스, 부러진 빗장뼈는 기형으로 붙어 특이한 자세를 만들었고 그런 특이함은 아이들에게 놀림의 대상이 되었으나 아이리스를 외롭게 만든 건 자신과 비교해 너무도 예쁜 언니 로즈의 외모였다. 부모님의 편애와 언니와의 비교 때문에 늘 자신감이 없었던 아이리스였지만 그럼에도 언니인 로즈와 미래에 대한 상상을 펼치며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던 때도 있었지만 그런 꿈은 언니가 천연두에 걸려 곰보가 되자 미래를 약속했던 신사에게 차이면서 쌍둥이는 인형공장에 들어가 하루 종일 고개를 파묻고 인형을 만들어야 하는 고된 생활에 갇히고 된다.

눈만 뜨면 인형 옷을 바느질하거나 인형 얼굴을 색칠하는 일이 쉴 틈 없이 이어지고 실수가 있거나 기분이 안 좋을 땐 설터 부인의 괴롭힘을 참으며 자매는 꿋꿋하게 견뎠지만 아이리스는 더 넓은 세상을 보고 자신이 하고 싶은 그림 그리는 일에 대한 열망으로 지긋지긋한 인형공장을 벗어나는 날만을 갈망하고 있다.

그와 멀지 않은 곳, 죽은 동물 사체를 박제하는 일을 하는 사일러스는 화가들의 그림 속 모델이 되어줄 동물들 박제를 하느라 끼니도 잊을 정도로 집중하고 있다. 어릴 때부터 어머니의 구박을 받으며 늘 외로움에 몸서리치던 사일러스는 어느 날 보게 된 동물 사체에 매료되었고 언젠가는 자신의 박물관을 만들 희망에 부풀어 있다. 지금은 비록 자신의 작품을 인정해 주는 사람이 없지만 언젠가는 유명해질 날이 올 거라며 자기 위안을 삼는 사일러스에게 어릴 적 첫사랑을 닮은 아이리스를 보게 되면서 광적인 집착이 시작된다.

첫사랑이 살아돌아왔다는 기쁨도 잠시 화가에게 팔았던 비둘기 박제가 잘못되는 일이 발생하면서 사일러스는 위기를 모면할 생각에 모델로 아이리스를 추천하게 되고 그렇게 인형공장에서 벗어나고자 열망하던 아이리스는 드디어 인생에서 처음으로 자신이 결정한 선택을 따르게 된다.

시간당 주급도 괜찮고 무엇보다 자신을 모델로 삼은 루이가 작업을 끝내고 그림 그리는 방법을 알려주는 게 마음에 들었던 아이리스는 그렇게 하루하루 화가의 꿈을 키우며 그림에 매진한다. 그러면서 아이리스는 루이에게 의지하고 연민도 느끼게 되는데....

<인형공장>은 어느 분야에서도 여성이 나설 수 없었던 남성 위주의 사회에서 모델은 매춘녀와 같다는 인식을 등에 업고 자신의 꿈을 향해가는 아이리스의 이야기를 담아내고 있다. 여자이기에 도전하는 것조차 환영받지 못하는 사회에서 아이리스는 태어나 처음으로 자신이 선택한 그림을 그리며 행복한 나날을 보내지만 기억에 둘만큼 관심도 없었던 사일러스의 광적인 집착 때문에 이들이 향해갈 미래가 궁금해 불안하면서도 손에서 놓을 수 없는 가독성을 안겨준다.

두툼한 페이지임에도 1850년대 시대상을 엿볼 수 있어 더욱 흥미롭게 읽어내려갔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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