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칠한 재석이가 깨달았다 까칠한 재석이
고정욱 지음, 마노 그림 / 애플북스 / 2020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애플북스 / 까칠한 재석이가 깨달았다 / 고정욱 지음

까칠한 재석이 시리즈는 전부터 알고 있었지만 아이 연령대가 맞지 않아 미뤄뒀던 책이었다. 그런 것이 벌써 7번째 이야기라니, 놀라움과 함께 부랴부랴 들게 된 <까칠한 재석이가 깨달았다>는 앉은 자리에서 다 읽어버릴 정도로 재미는 물론 교훈까지 담겨 있어 아이는 물론 어른들이 읽기에도 좋은 책이다.

전편들을 모두 건너뛰고 일곱 번째 이야기부터 만났지만 들어가기 전 전편 줄거리를 통해 가정환경 때문에 할머니 집에 맡겨져 외롭고 반항기 만렙이었던 재석이의 이야기를 알 수 있어 무리 없이 읽을 수 있다.

국회의원 선거가 있어 학교에 가지 않은 재석은 엄마가 하는 국밥집에 들러 일손을 거든다. 그리고 오랜만에 봉식이 형을 만난 반가움도 잠시 형의 어두운 표정을 보고 무슨 일이 있는지 물어보고 재석의 말에 봉식이 형은 자신이 매니저 일을 맡은 여자 아이돌 그룹 브랜뉴의 멤버 화란이 학창 시절 일진으로 있으면서 아이들을 괴롭힌 사실이 인터넷에 확산되어 여론이 좋지 않다는 말에 재석은 자신이 철없을 때 저질렀던 일들과 오버랩되어 남 일 같지 않다.

그리고 며칠 후 향금이와 보담이가 얼마 전 전학 온 자연이란 애한테서 민성이란 아이가 초등학교 시절 자신을 괴롭혔다며 민성이와 친하냐고 물어봤고 이에 향금이와 보담이는 민성이에게 자연이란 아이를 괴롭힌 적이 있냐고 물어보지만 재석이처럼 철없던 시절 아이들을 괴롭히던 것이 일상이었던 민성이는 자연이란 아이를 기억하지 못한다. 그러는 사이 자연이는 초등학교 시절 자신을 괴롭혀온 아이들 이야기를 SNS에 올렸고 일이 커지면서 민성이에 대한 마녀사냥이 시작된다. 이에 재석과 보담, 향금은 자연이에게 할 수 있는 최선은 진심을 담아 사과하는 일이라며 몇 번이 되었든 자연이를 만나 사과를 하기로 한다.

어렵게 자연일 만난 민성이는 기억에도 없는 아이를 만나는 것이 쉽지 않았지만 그보다 자신을 보고 움츠러들고 급기야는 울음까지 터트린 자연일 보며 혼란과 반성에 빠지게 된다. 그리고 민성이 곁에서 지금 당장 만나지만 않았을 뿐 어딘가에 있을 자신이 괴롭힌 자연이 같은 아이들이 있다는 생각에 재석 또한 마음이 착잡한데....

그렇게 시간이 되는대로 자연일 만나 사과하고 용서를 빌었지만 자연이의 상처는 너무도 컸고 그러던 중 자연이는 타 여학교 일진에게 맞아 병원에 실려가게 되는데... 그 배후에 자연이를 괴롭혔던 또 한 명의 인물인 일구가 얽혀있었고 일구는 어린 시절 재석과의 좋지 않은 기억을 가지고 있어 재석과의 정면 승부를 원하는데....

<까칠한 재석이가 깨달았다>는 관계에 대한 이야기이다.

미처 기억하지 못했던 철없던 시절의 실수가 누군가에게는 평생 지울 수 없는 트라우마로 남아 고통을 줄 수도 있다는 이야기로 자신의 잘못을 깨닫고 진심으로 상대방에게 용서를 비는 모습을 통해 한층 더 성장해가는 과정을 담아내고 있다. 사실 누군가에게 끔찍한 상처를 줬음에도 미처 사과하지 못하고 타인의 탓으로만 돌려 합리화시켰던 일들이 떠올라 왠지 더 재석이와 민석이에게 감정이입이 되었는지 모르겠다. 잘못을 인정하고 상대방에게 그것이 큰 상처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을 깨닫고 진심으로 다가가 용서를 구하는 민성이와 재석의 모습을 통해 아이들이 어른으로, 제대로 된 한 인간으로서 더 크게 성장해가는 모습이 눈에 보이는 것 같아 흐뭇하면서도 가슴 벅차게 다가왔다. 그리고 곰곰이 생각해보니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어른이 되었어도 진정한 용기를 낼 줄 모르는 사람들이 많은데 이 책을 읽고 어른들도 깨닫는 것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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