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 년 가게 2 - 당신에게 시간을 드리지요 십 년 가게 2
히로시마 레이코 지음, 사다케 미호 그림, 이소담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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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즈덤하우스 / 십년가게 2 / 히로시마 레이코 글, 사다케 미호 그림

이상한 과자 가게 전천당을 잇는 또 하나의 이상한 가게 <십년가게>

아이가 즐겨보는 책인 전천당의 기발함과 유쾌한 이야기에 빠져 시리즈마다 함께 읽고 있는데 전천당만큼이나 색다르고 기묘한 가게인 <십년가게>는 또 어떤 이야기로 즐거움을 선사해 줄지 아이만큼 설레었던 것 같다.

아끼는 물건이라 망가졌지만 버릴 수 없고 추억이 가득 담겨 소중하게 보관하고 싶지만 상황상 보관이 여의치 않은 물건들을 맡아주는 <십년가게>, 의미 있고 지키고 싶은 물건들을 맡아주는 십년가게 주인인 마법사 '십년가게', 그리고 그와 함께 맛있는 디저트나 차로 십년가게를 찾은 손님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무장해제 시키는 고양이 집사 '카라시'는 각자의 물건에 깃든 사연으로 가게를 찾는 손님들을 맞이한다.

어릴 때부터 바이올린을 배웠지만 어느 순간 한계에 부딪쳐 바이올린을 그만둔 카야, 바이올린은 그만뒀지만 땀과 고생이 깃들었던 바이올린은 고이 간직한 카야에게 어느 날 엄마는 더 이상 쓰지 않는 바이올린을 이모의 딸인 '미미'에게 주자고 제안한다. 차마 미미에게 바이올린을 주고 싶지 않았지만 엄마의 강요에 못 이겨 카야는 미미에게 바이올린을 주게 되었고 평소 덜렁거리고 실증을 자주 내는 미미에게 바이올린을 주는 것이 못마땅했던 카야는 엄마의 심부름으로 찾게 된 이모의 집에서 엉망으로 망가져 침대 밑에 처박혀 있는 바이올린을 발견하고는 그대로 가져오게 되는데....

대학에서 수학을 가르치는 해리머는 요양원에 어머니를 모셔놓고 십 년 동안 한 번도 방문하지 않았다. 아버지 없이 어머니와 자란 해리머에게 어머니는 어릴 때부터 늘 바빠 자신에겐 관심조차 없었고 심지어 자신이 다쳐 병원에 입원하는 일이 생겼을 때도 얼굴조차 비치지 않았었다. 그 일은 해리머에게 곧 상처가 되었고 어머니의 뒷바라지로 대학교수는 될 수 있었지만 부모 자식 간의 유대가 전혀 없었던 해리머는 노년에 함께 살자는 어머니의 제안을 뿌리치고 요양원에 모셔놓은 채 십 년 동안 한 번도 방문하지 않았고 그런 상태에서 어머니가 위독하다는 연락을 받게 된다. 그렇게 찾은 십 년 만에 본 어머니의 손에 쥐어져 있던 십년가게의 엽서를 보고 해리머는 십년가게를 찾게 되는데....

다섯 살 소녀 세라는 삼촌이 사준 설탕으로 만든 인어를 먹지 못하고 진열만 해두고 있다. 설탕이라 먹지 않으면 녹아버릴 거라는 엄마의 말에도 아까워 차마 먹지 못하고 바라보기만 하던 세라는 설탕공예 인어를 고이 간직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고 그러자 순간 이동을 하듯 눈앞에 십 년 가게가 세라를 맞이한다. 하지만 잠시 자리를 비운 십년가게 대신 만난 카라시의 맛있는 케이크로 인해 세라는 지금껏 고수했던 생각을 깰 수 있게 되는데...

이어 사람들 관심을 받고 싶어 꾀병까지 고수했던 애나의 이야기와 아이를 키울 여건이 되지 않아 십년가게에 아기를 맡기려 했던 아기 엄마의 사연이 등장하면서 다양한 사람들이 십년가게를 찾은 이야기를 만날 수 있다. 지금 자신에게 소중하거나 소중했었던 물건들을 차마 버릴 수 없어 애만 태우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다양한 사연만큼 유쾌하게도, 슬프게도 다가온다. 그리고 물건을 맡기며 미처 알지 못했던 뒤늦은 깨달음을 얻는 인물들을 보며 더 늦기전에 중요한 것을 알게 되어 다행이란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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