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녀의 소녀 1
김종일 지음 / 황금가지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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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가지 / 마녀의 소녀 1 / 김종일 장편소설

크리스마스 날 외식을 나갔던 나린이네 가족은 빙판길에 미끄러져 전복사고를 당하게 되고 겨우 정신을 차린 나린은 옆자리에 있던 나은이를 데리고 차 속을 빠져나온다. 이어 엄마, 아빠에게 다가가려던 나린의 눈앞에 차가 불길에 휩싸이게 되면서 아무런 손도 쓰지 못한 상태로 부모님을 보내게 된다. 크리스마스라며 자신이 외식 타령만 하지 않았더라도 부모님은 살아계셨을 텐데... 마음속에 부모님에 대한 죄책감을 안고 있는 나린은 동생 나은이를 보살펴야 하는 언니이기에 나은이 앞에서는 힘든 내색도 할 수 없다.

그렇게 부모님을 여의는 사고를 당하고 학기 초 홍주고등학교로 전학을 온 나린은 전학 첫날부터 자신에게 적대적인 오혜정이 주축이 되어 반에서 아싸가 되어버렸고 그렇게 혼자 지내는 것에 익숙해질 무렵 화보에서 막 튀어나온 것 같은 외모의 진희라는 아이가 전학을 와 자신에게 살갑게 대해주면서 학교생활에 조금씩 재미를 느끼고 있다. 그리고 아무에게도 말은 안 했지만 나린은 한 반인 동준일 짝사랑하고 있다.

그렇게 매일 별반 다르지 않은 학교생활을 이어가던 어느 날 진희는 나린에게 소원이 뭐냐고 묻는다.

뜬금없는 진희의 물음을 지나가는 장난으로 여겼던 나린은 이내 뭐라도 말하지 않으면 안 될 것처럼 집요하게 물어보는 진희의 물음에 어떻게든 응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이내 나린이에게 소원에 대한 몇 가지 제약을 들은 후 자신의 사랑이 이루어졌으면 좋겠다는 소원을 이야기한다. 그리고 진희는 나린의 소원에 딱 사흘 후면 그 소원이 이루어질 거라며 아리송한 말을 남기는데.....

그저 진희가 장난으로 소원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했다고 생각한 나린은 대수롭게 생각하지 않았고 진희와의 소원 이야기도 잊은 채 학교생활을 이어가는데 그로부터 삼일이 지난날 나린이가 짝사랑하던 동준이 나린에게 꽃다발을 내밀며 사귀자고 한다. 나린에게 고백하기 전까지 동준은 오혜정과 사귀던 사이였기에 교실은 동준의 고백이 발칵 뒤집어지게 되고 나린은 그런 상황이 어리둥절하면서도 한편으론 기쁘지만 평소 자신에게 적대적이었던 혜정이 신경 쓰여 마음이 편치 않다.

하지만 혜정과 헤어지고 나린에게 고백했다는 동준의 말에 주말엔 함께 영화를 보며 심쿵한 시간을 보내던 나린은 점점 자신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괴이한 상황과 맞닥뜨리게 된다. 누군가 항상 자신을 지켜보고 있는듯한 기분이 들고 진희의 지시에 따라 첫 번째 소원 의식을 치르던 장면과 부모님의 죽음이 오버랩되어 악몽을 꾸게도 된다. 하지만 나린은 알지 못했다. 앞으로 자신에게 더 큰 시련과 공포가 다가오리라는 것을.....

진희에게 소원을 이야기할 때 진희는 소원에 대한 대가가 따를 거라고 말해주었지만 나린은 짝사랑했던 동준의 고백 뒤로 어마어마한 대가가 기다리라는 것은 알지 못했다. 첫 번째 소원에 대한 대가로 나린은 반에서뿐만이 아니라 학교, SNS로 자신들의 일이 퍼져나가며 통수녀로 불리게 되었고 이름도 알 수 없는 사람들의 협박을 받으며 하루하루 힘든 나날을 겪게 된다. 그리고 이들에게 닥친 사건으로 인해 동준은 가출해 학교에 한참 동안 나오지 않는 상황에서 모든 손가락질을 나린이가 받아야 하는 상황에서 늘 자신을 지켜보기만 하던 현민이가 나서 나린이를 도와주기 시작한다.

 

 

인형처럼 예쁘며 천사 같은 아이라고 생각했던 진희는 소원 사건 이후로 섬뜩하고 교활한 모습을 보이며 나린이를 더 힘들게 하고 자신이 힘들 때마다 구세주처럼 나타나 나린을 도와주는 현민과 가출했다가 사고를 당해 한참 뒤에야 의식을 되찾은 동준과의 기싸움이 벌어지면서 <마녀의 소녀>는 오컬트적인 섬뜩함과 학원 로맨스가 섞인 특이한 형태로 독자들의 마음을 녹여버린다.

진희의 정체는 뭘까?, 나린이에게 뭘 원하는 걸까? 란 의문이 꼬리에 꼬리를 물며 이어지다가 어려울 때마다 등장하는 현민과 츤데레처럼 나린을 좋아하는 고백을 툭툭 내뱉는 동준의 모습에 책장을 넘기는 손길을 멈출 수가 없게 만드는 학원 오컬트 로맨스 <마녀의 소녀>, 그저 그런, 흔하고 흔한 학원물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예상치 못한 장르에 완전 빠져들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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