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카롱 사 먹는 데 이유 같은 게 어딨어요? - 90년대생이 말하는 90년대생 이야기
이묵돌 지음 / 메가스터디북스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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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가스터디북스 / 마카롱 사 먹는 데 이유 같은 게 어딨어요? / 이묵돌 지음

90년대생은 아니지만 누군가 정의해놓은 밀레니얼 세대에 간신히 끼여있는 숫자를 보고 '이게 그렇게도 의미가 있을까?' 싶은 의문이 들었더랬다. 대학을 졸업하고 사회에 나와봐야 학자금 갚고 임대료 내며 빠듯하게 살아도 종잣돈 모으기란 서점에 깔려 있는 재테크 제목처럼 쉽지 않고 그런 좌절감 속에 지금 현재라도 즐기며 살고 싶은 마음이 퍼져 언젠가부터 적당히 벌고 적당히 즐기며 사는 젊은이들의 세태에 처음엔 나도 부모 세대의 꼰대 발언성을 했었던 걸로 기억한다. 내가 그네들 부모도 아니고 막말로 내 앞가림도 못하면서 누가 누굴 걱정한다는 게 참으로 어이없는 일이었음에도 어느 순간 나를 걱정하며 혀를 차던 엄마의 모습을 하고 있는 나를 보면서 화들짝 놀랐던 기억이 있다.

그리고 밀레니얼 세대에 대한, 그들의 좌절감에 대해, 그들이 왜 현재를 즐기며 살 수밖에 없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책을 통해 접하며 나의 사고가 완전한 오류 속에 갇혀있다는 것에 충격을 받았다. 어쨌든 전쟁 후 피폐해진 몸과 마음을 추스르기 위해 밤낮없이 일만 하며 살아왔던 부모가 자식인 우리들을 바라보는 시선은 곱지 않다. 굳이 책을 보지 않아도 모든 부모가 하는 이야기가 크게 다르지 않을 텐데 그 시대를 살아보지 않았던 자식이나 우리 세대를 살아보지 않았던 부모가 서로를 이해하는 것은 남북통일을 상상할 수 없는 것처럼 현실감이 없다.

최근 기성세대, 밀레니얼 세대가 서로를 바라보는 관점을 이해하고자 풀어쓴 책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그리고 읽다 보면 음모론까지는 아니더라도 너무 조장한다 싶은 느낌을 받아 불편해질 때가 있다. 그 글을 쓴 작가들이 다 그런 건 아니지만 감정 선의 아슬아슬한 경계선에서 비판적인 글을 담고 있는 것을 보면 덜컥 조바심이 느껴지기도 하는데 사실 내가 생각하지 못했던 부모 세대의 관점과 젊은이들의 관점을 이해할 수 있다는 점은 부정할 수 없더라도 너무 양극화로 가르는 듯해 답답해질 때가 많다.

고생했지만 노력한 만큼 가질 수 있었던 기성세대와 노력에도 비좁은 월세방을 벗어나지 못하는 젊은 세대의 비애감은 과연 누구에게 하소연해야 할까?

언젠가 너무 게으르다는 비난을 담아 이야기하는 엄마에게 나도 모르게 울컥해 발끈했던 적이 있었는데 그런 내 모습에 약간은 기가 죽은 엄마가 일단은 물러서긴 했지만 어쨌든 나 또한 맘이 편하지 않았으므로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가 든 생각이 뭔가를 비난해야 할 정도로 예민하고 날이 선 자신의 감정을 미처 몰랐던 것은 아닐까란 생각이 들었다. 자식을 비난해봐야 부모로서 기분이 좋을 리도 없지만 은퇴할 나이에도 불안한 노후와 소외감, 그런 것들이 엉켜 불편한 감정을 만들었던 것은 아니었을까란 데 생각이 미쳤다. 뭐 이건 나와 엄마의 상황이니까 자식으로서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무엇을 분석하고 정의하기에도 솔직히 다들 너무 지쳐있다. 세대 간 양극화보다는 서로 이해하고 포용해 줄 수 있는 여유가 있다면 좋을 텐데 죽기 전까진 어려운 숙제이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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