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일은 한 치
앞도 알 수 없다.
그런 불안감
때문에 사람들은 좀 더 안락하고 편안하게 살기 위해 현재를 충분히 느끼지 못한 채 안락할 미래만을 쫓는다.
그리고 지금 하고
싶은 것, 가고 싶은 곳, 만나고 싶은 사람과의 만남을 나중으로 미루고 미루다 어느 정도의 여유가 되었을 때 후회하며 그때의 삶을 후회한다.
열심히 살았지만 무엇을 위해 살았는지 모르겠고 문득 내 존재 자체에 의문이 생기면서 허탈감과 무기력증은 엄청난 속도로 내 안의 나를 잠식하기
시작한다.
세월이 지나 '난
그때 뭘 했지?', '왜 지금 이렇게 바보같이 돼버렸지', '그때 그걸 해볼 걸 그랬어' 같은 후회만 드는 생각이 내 머리를 지배하고 있다면
생각만 해도 아찔하다. 다양한 분야의 학자들은 생각하지 않은 채 현재를 충분히 즐기지 못하는 한국인의 습성이 이런 것들을 더 부추긴다고
이야기하는데 문명의 근원 그리스 로마 이야기를 통해 나도 모르게 견고하게 쳐놨던 경계를 허물고 바쁘다며 미뤄두었던 나 자신과의 대화를 통해 김헌
교수님은 이 책을 빌려 깊이 있는 사유를 이끌어내는고 있다.
고민과 생각조차
타인이 이끌어주지 않으면 어떻게 해야 할지 갈팡질팡하게 되는 나 같은 사람에겐 오래된 역사를 통해 그들이 살아갔을 오래된 세월 속에서 해답을
찾고 내 식대로 이해하는 과정을 되풀이하다 보면 점차 흐릿했던 삶의 방향성을 찾은 것 같아 안도와 편안함,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사유에서 오는
감탄 등을 느끼게 되고 하는데 그리스 로마의 역사적 인물들과 사건을 통해 김헌 교수님의 흥미로운 설명은 여과 없이 그대로 마음에
와닿는다.
모든 것의 시작은
바로 '나'라는 사람임을, 타인에게 휘둘리거나 너무 의식하느라 정작 아무것도 못하고 엉망인 하루를 보내기 일쑤인 수많은 사람들에게 지금 이 순간
무엇이 중요하고 무엇이 불필요한 것인지, 쓸데없는 감정 소모로 하루가 멀다 하고 사투를 벌이게 되는 현대인들에게 <천년의 수업>은
이것이 답인지 아닌지 분간할 수 없어 갈팡질팡했던 수많은 고민의 질을 다른 방향으로 전환해 줄 것이다.
너무 빨리
따라오라고 재촉하지 않고 적당히 앞서 걸으며 하늘도 보고 나무도 보라며 다독이는 듯한 글귀 속에서 용기와 희망, 결심을 하지 않을 수 있다면
굳이 이 책을 볼 필요는 없을 것 같다. 하지만 과연 그럴 사람이 몇이나 될지 따져보지 않아도 알 수 있을듯한데 치우치기만 한 주장보다는
이분법적이지 않은 관점에서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방식조차도 너무 편안하게 다가와 한 문장 한 문장이 다독거림처럼 다가와졌던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