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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진이의 수학여행 - 권재원 교육소설 ㅣ 함께교육 5
권재원 지음 / 서유재 / 2020년 5월
평점 :
서유재 / 명진이의 수학여행 / 권재원 교육소설
오랜 교직생활에서의 안식년을 선언한 권오혁 선생은 글을 쓰기 위해 카페를 찾았다 나미 엄마를 만난다.
아이 잘되기를 바라 전 재산을 정리하고 대치동으로 옮겼다는 나미 엄마는 고정돼 있는 월급에 반해 다달이 나가는 엄청난 사교육비로 인해 생활은 더 어려워졌다며 툴툴거린다. 하지만 권 선생의 눈에 보이는 나미 엄마는 항상 고가의 옷을 걸치고 있다.
그러던 어느 날 급하게 한 끼를 해결하려 찾았던 지하 분식집에서 고가의 옷을 걸치고 떡볶이를 먹고 있는 나미 엄마를 보며 권오혁 선생은 한국 교육이 처한 현실을 마주하게 된다.
28년 전 서울대학교 사범대 운동권이었던 권오혁은 노동자들과 연합하여 더 나은 대한민국을, 노동자들이 대우받을 수 있는 나라를 만들고 싶었지만 정작 노동자의 애환을 모른 채 이론으로만 떠들다 사무직 노동자인 선생을 택했고 워낙에 어렸을 때부터 집안이 좀 살다 보니 서울 중심권 밖에서의 교직 생활도 해본 적이 없게 된다. 그러다 서울권이지만 중심부가 아닌 변두리에 발령을 받게 되면서 지금껏 누렸던 쾌적한 환경 또한 턱없이 모자란 현실의 부재감이었음을 알게 되었고 중심부와 다른 아이들을 상대하며 28년간의 에피소드가 펼쳐진다.
그중에는 열악한 환경 때문에 제대로 된 예절을 배우지 못한 아이를 바라보는 선생님과 어른의 시선이 담겨 있기도 하고 여자아이들 간에 감정싸움으로 밀려나 또래로부터 배척을 당하는 아이, 일본 상품 불매운동으로 인해 일본 시험을 보지 않겠다는 의지를 담은 아이의 이야기도 등장한다. 교직에 있으면서 겪은 다양한 이야기와 본인이 대학생 시절 이론으로만 설파하며 굽히지 않던 자존심이 사회에 나오며 이상과 현실에서 분리되어버린 이야기, 청렴하고 깨끗해야 할 교육은 경쟁과 배척을 낳으며 아이들의 창의성을 죽이는 현실에 대한 씁쓸한 이야기를 조금은 덜 절망스럽게 담아내고 있다.
교육소설이라 피치 못할 묵직함을 담고 있을 거란 생각은 했지만 자신의 학창 시절 노동권 이야기를 곁들이며 전반적인 교육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어 더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던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