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색다른 42일간의 미국 횡단기 - 아메리칸인디언을 찾아서
이재호 지음 / 책과나무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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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나무 / 조금 색다른 42일간의 미국 횡단기 / 이재호 지음

코로나19라서 집에만 있어야 했기에 대리 만족을 느끼고자 여행서를 읽고 싶었기 때문은 아니었다.

여행지가 미국이라는 광대한 나라여서도 아니었다.

이 책에 관심이 갈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아메리칸 인디언을 찾아가는 내용을 담고 있기 때문이었는데 그동안 여행서를 꽤 봤다고 생각하는 나조차도 인디언들이 살았던 곳들만 찾아다니며 쓴 여행서는 본 적이 없었기에 더욱 호기심이 들었던 것 같다.

그리고 최근 대항해 시대를 다룬 역사서를 접하면서 그곳에 살고 있던 원주민들의 이야기가 더 알고 싶었던 것도 크게 작용했던 것 같다. 원정대에게 호의를 베풀었던 부족은 유럽인들에게 잔인하게 짓밟혔거나 유럽인들이 가져온 전염병에 몰살 당했던 이야기 외에 이후로 살아남은 원주민들의 삶과 부족들의 역사가 궁금했지만 더 이상 다뤄진 것이 없어 아쉬웠던 마음이 컸는데 그런 마음을 이 책은 확실히 충족시켜 주고 있다.

저자는 인디언 세계에서의 문명 전파, 유럽인들의 미 대륙 탐사, 미국의 서부 개척이라는 역사적 시간을 따라가는 방향으로 여행 일정을 준비했고 그렇게 계획을 세우니 대륙을 두 번이나 횡단해야 하는 42일간의 여행 일정이 돼버렸는데 그랬기에 독자로서는 인디언들의 모습을 더 많이 살펴볼 수 있게 되었던 것 같다. 원래는 여행을 하면서 블로그에 올렸던 것이 책으로 탄생한 것이라고 하는데 여행이란 게 워낙에 꼼꼼하게 계획하고 준비해도 변수가 많기 마련인데 미국이라는, 그것도 척박한 환경에 자리 잡은 인디언들의 발자취를 따라가는 여정에서 글로 남기는 일도 고된 작업이었을 것 같다.

그렇게 11시간 30분 동안 비행기를 타고 라스베이거스 공항에 도착하여 차로 또 4시간 30분 운전하여 도착한 피닉스에서 여정을 풀며 '인디언을 찾아서' 여행을 시작된다. 척박한 땅에 위치한 애리조나주의 피닉스 허드 뮤지엄과 인디언 학교에 들러 본격적인 여행이 시작되는데 유럽인들을 거쳐 미국인들에게 좋은 자리를 내주며 척박하고 불모지인 곳으로 쫓겨나게 된 인디언들의 이야기는 그 환경을 직접 보지 않고서는 얼마나 척박한 환경에 처했는지 우리로선 알 수가 없다. 지금까지 책 속에서 인간이 살아가기에 척박한 땅이란 단어로만 만나보던 그들이 내몰렸던 터전을 사진을 통해 보자 정말 말도 나오지 않을 정도라 화가 치밀어 오르는 것을 수차례 경험할 수 있었는데 이는 부족들의 성향과 미국인들의 시선에서 그 땅이 쓸모가 있느냐의 판단에 따라 자신들이 일구었던 터전에서 살아가는 부족이 있는가 하면 대부분은 아파치 부족처럼 내몰려 살아가야 하는 인디언들의 이야기는 마음 아프게 다가온다.

인디언들을 동화시키기 위해 학교를 세워 그들에게 부족의 말을 쓰지 못하게 하고 영어를 배우게 했던 초기의 학교 모습에서는 일제시대 때 조선의 모습과 오버랩되기도 하였는데 교육이라는 당초에 계획은 희미해져 노동을 착취당하며 수많은 아이들이 죽어가야 했던 이야기도 어떻게 그럴 수가 있나 싶을 정도로 가슴 먹먹하게 만든다.

이렇게 대륙을 두 번이나 횡단하며 이어지는 인디언 이야기는 우리에게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았던 내용들이라 다양한 그들의 역사와 그것들을 보존하기 위한 그들의 자부심도 함께 엿볼 수 있었는데 어딘가에서 봤지만 깊이 들어가지 않았기에 알 수 없던 내용들이 많아 인디언들의 생활이 궁금했던 사람들에겐 호기심을 충족시켜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인디언들을 찾아가는 여행 내내 원래 살던 곳에서 쫓겨나 숱한 착취와 억압을 받으며 불모지로 내몰린 그들의 삶이 너무 아프고 슬픈 것은 어쩔 수 없었던 것 같다. 인간이 인간을, 환영하는 호의를 무력하게 짓밟으며 식민지화 시켰던 그들의 인간성엔 이미 신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기에 분노하게 되고 더 아팠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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