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이 그래서 - 현지 공무원의 전라도 감성여행 에세이
김희정 지음 / 이담북스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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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담북스 / 내 마음이 그래서 / 글,사진 김희정

'현지 공무원이 쓴 전라도 감성여행 에세이' 란 표지만 보고 나는 그만 젊은 세대가 쓴 감성 여행 에세이일 거라고 생각했다.

잉여노동은 과감히 거부할 줄 알고 벌 만큼 벌면서 하고 싶은 것을 즐길 줄 아는 여유를 아는 밀레니얼 세대가 쓴 에세이라 그 세대가 느끼는 관점이 궁금하다는 게 책을 읽기 전 들었던 생각이었는데 이 책은 첫 장부터 나의 예상을 보기 좋게 빗나갔다.

농림축산식품부 공무원인 저자는 지방이전 정책으로 경기도에서 전라남도로 직장을 옮기게 되었고 그로 인해 남편과 아들로부터 떨어져 평일엔 전라도 직장에서 지내고 주말엔 경기도로 상경해야 하는 삶에 맞닥뜨리게 된다. 퇴근하면 아이를 챙기느라 바빴던 보통의 삶은 직장에서 근무해야 하는 5일 동안 가족과 떨어져 혼자 지내야 하는 생활로 바뀌었고 물설고 낯선 그곳 생활이 만족스러웠을 리 없었을 것이다. 이도 저도 안되는 생활에서 저자는 전라남도의 삶을 과감히 받아들이고 그곳에서의 삶을 즐겁게 살아보기로 결심한다. 그리고 전라남도 구석구석을 여행하며 이 책은 탄생한다.

처음 이 책에 관심이 가졌던 것은 여행지가 전라남도라는데 있었는데 평소 여행은 좋아하지만 거리감 때문에 쉽게 가지 못해 늘 마음 한편에 자리 잡고 있는 곳이었기에 지금 당장 가볼 수는 없지만 책을 통해서라도 보고 싶은 마음이 크게 작용했던 것 같다.

내가 사는 곳보다 따뜻하고 평야나 산이 많아 이곳의 풍경과는 많이 다른 전라남도, 수도권보다 개발이 덜 된 곳이 많기에 자연이 주는 운치는 또 다른 감동으로 다가오는데 사진만 봐도 들끓었던 기분이 차분히 가라앉는 것을 느낄 수 있을 정도이니 직접 마주하면 그 감동이 또 얼마나 클까 싶다.

<내 마음이 그래서>는 전라도의 숲이나 습지, 섬마을, 축제 등의 볼거리가 듬뿍 담겨 있다. 이미 너무 유명한 곳들이 많기에 TV로 보았던 명소들도 많이 등장하는데 발길 닿는 곳의 사연과 저자의 이야기가 담겨 있어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다. 좀 색다르다면 등장하는 장소마다 시 한 편을 볼 수 있다는 것인데 가슴 상쾌하게 즐겁다는 느낌보다는 인생의 연륜과 가족을 그리워하는 마음을 더 많이 엿볼 수 있었던 것 같다.

지금의 상황을 어쩔 수 없으니 즐겁게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여행을 시작하였으나 글을 읽다 보면 혼자여서 느끼는 외로움과 아들에 대한 그리움이 절절하게 느껴져 그 옛날 선비들이 유배를 가면 이런 기분이지 않았을까란 생각도 들었다. 책의 대부분의 내용이 그런 느낌이라 <내 마음이 그래서>란 제목은 정말 잘 지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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