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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어나지 말 걸 그랬어 ㅣ 케이스릴러
김하림 지음 / 고즈넉이엔티 / 2020년 5월
평점 :
품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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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즈넉이엔티 / 깨어나지 말 걸 그랬어 / 김하림 미스터리 스릴러
부모와 말도 섞지 않아 가슴 끙끙거리게 만드는 친구들과 달리 사춘기라 해도 엄마와 곧잘 대화하던 민서였지만 그날 엄마와의 다툼은 다른 날과 달랐다. 그전과 기분이 달랐고 왠지 엄마를 걱정시키고 싶은 마음에 빨리 집에 들어가기 싫어 미적거리다 그대로 가출로 이어져 버린 그날, 어쩌면 민서가 가출하지 않고 늦게라도 집에 들어갔다면 모두 행복할 수 있었을까....
얼마나 지났을까, 한참 동안 돌아오지 않는 정신을 가다듬으며 지금 상황에 대한 기억을 떠올리던 연영은 의사로부터 자신이 건물에서 떨어져 11년 만에야 의식이 돌아왔다는 얘길 듣게 된다. 그리고 그런 연영 곁에 자신의 동생 수영의 단짝 친구 민서 엄마가 지키고 있는 것을 보고 묘한 감각에 사로잡히는데....
어릴 적 부모님이 이혼하고 아버지마저 돌아가시면서 언니이자 가장 노릇을 하며 보살폈던 수영이 이유를 알 수 없는 자살을 했으며 수영의 자살 후 동생이 왜 자살을 했는지 학교나 주변 인물들을 찾아다녔음에도 불구하고 깨어난 연영은 수영이 자살하기 며칠 전 기억에 머물러 있어 답답하기만 하다. 언제 돌아올지 기약 없는 기억과 절대 동생이 자살하지 않았다는 믿음은 연영으로 하여금 주변 사람들을 만나 수영의 죽음과 관련된 것들을 조사하게 만들었지만 되돌아오는 것은 너무 오래되어 기억나지 않는 데다 평소 수영과 친하지 않아 잘 모르겠다는 답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그런 암담한 이야기 속에서도 서로의 집에 왕래할 만큼 절친이었던 민서와 수영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고 고3 어느 시점을 기준으로 더 이상 그녀들이 붙어 있는 모습을 본 사람은 없었다고 한다. 도대체 민서와 수영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의식 없는 자신을 오랜 기간 동안 보살펴주었고 의식이 돌아와 재활치료를 거치고 갈 곳 없는 자신을 함께 살게 해준 민서 엄마에게 연영은 감사한 마음이지만 한편으론 왠지 모를 두려움과 불안한 마음 때문에 편치 않다. 그런 불편함과 수영의 자살에 그 어떤 연관성도 찾을 수 없어 답답한 하루하루를 보내던 연영은 수영의 친구라고 만났던 선우현으로부터 민서를 건물에서 밀어 죽인 게 바로 연영이었으며 그로 인해 교도소에 수감되었었다는 믿을 수 없는 전활 받게 되고 바로 그 찰나 민서 엄마가 연영의 방에 섬뜩한 눈빛으로 들어온다.
<깨어나지 말 걸 그랬어>는 기억을 잃은 연영이 기억하지 못하는 동생의 자살을 조사하며 결국에는 동생의 죽음과 얽힌 전모를 밝혀내 해결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그 해결 과정에서 끔찍하거나 슬픈 느낌보다는 기억을 잃은 연영이 동생의 죽음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느끼는 알 수 없는 위화감과 묘한 불신들이 독자에게 그대로 전해져 끝까지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등장인물을 바라보게 만든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 불신은 생각지 않게 엄청난 공포감으로 다가오는데 다소 이런 전개가 늘어져 지루하게 다가올 수도 있는데 반해 이 소설은 신인작가답지 않은 완급 조절로 정신없이 읽게 됐던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