홋카이도 출신인 야마토는 같은 반 여학생에게 좋아한다는 고백을 했다가 보기 좋게 차인다. 그럼에도 도쿄의 대학에 합격하면 자신의 고백을 순순히 받아줄 거라 믿는 순진함도 가지고 있다. 그렇게 몇 달 동안 공부만 판 덕에 야마토는 도쿄의 대학에 입학할 수 있었지만 그 나이대 주체하지 못하는 왕성한 성 호기심 때문에 가차 없이 차이게 된다.
열심히 공부해 도쿄의 대학에 합격했지만 여자친구 하나 만들지 못했다는 생각도 잠시, 야마토는 도쿄에서 자취생활을 시작하면 곧 여자친구를 만들 수 있을 거라 내심 기대하지만 야마토의 엄마는 하숙집인 '마와타 장'에서 도쿄 생활을 시작하게 한다.
그렇게 홋카이도 생활을 떠나 정신없는 도쿄에 도착한 야마토는 첫날부터 전철을 잘못 타서 헤매는 등 복잡한 도시의 생활에 주눅이 든다. 그리고 도착한 마와타 장에서의 생활은 오래되어 낡긴 했지만 나쁘지 않았고 하숙하는 사람들과도 조금씩 친해지면 바짝 긴장한 도쿄의 생활 속으로 뛰어들게 된다.
부모님이 하던 하숙집을 물려받아 약간의 손을 본 후 계속 하숙을 이어나가는 '와타누키 치즈루', 본업은 작가며 1층에 거주한다. 그리고 그녀의 옆방엔 그녀가 내연남이라 부르는 '마지마 세우'가 하숙하고 있다. 야마토를 비롯해 여대생인 '구지라이 고하루'는 찹쌀떡같이 생겨 푸근함을 풍기지만 자신의 외모 때문에 콤플렉스를 가지고 있고 다른 방을 쓰는 '야마오카 쓰바키'는 표현에 서툴며 돌려 말하는 것에 익숙하지 않은 타입이다.
하숙집 주인인 치즈루를 비롯해 그녀가 내연남이라고 이야기하지만 이렇다 할 애정 표현 없이 그저 생활만 하는 세우와 아버지의 부도로 인해 가족들은 흩어지고 홀로 도쿄에 남은 고하루, 학생 때 강간당한 기억과 그런 기억을 밀어내기 위해 자신에게 호감을 표했던 남자 선배에게 고백한 후 선배가 내뱉은 말 때문에 마음의 문을 닫고 여자를 편해하는 쓰바키 그리고 고등학생이며 쓰바키의 여자친구인 '야에코'.
이들의 이야기는 함께 생활하는 하숙집에서의 이야기와 대학생활을 하며 만나는 사람들의 시선으로 전개된다.
마와타 장에서 생활하는 인물들이 주축이 되어 그들의 시선에서 각각 이야기가 전개되는데 그들의 시선으로만 전개되는 것이 아닌, 그들과 연관된 등장인물의 시선이 교차하여 이야기가 전개된다는 게 재미있게 다가왔던 것 같다.
보이지 않는 끈으로 연결되어 있어 팽팽한 긴장감을 뿜어내는 치즈루와 세우, 여자를 좋아하며 여러 가지 혼란을 느끼는 스바키, 인간적으로 배려 깊고 자상하지만 보이는 외모 때문에 늘 자신감이 없는 고하루, 발라당 까진 것 같지만 알고 보면 마음이 따뜻한 요스케.
사회적 잣대로 판단하기엔 치즈루나 스바키, 야에코의 모습이 이해되지 않을 수 있다. 그럼에도 작가는 사람들의 곱지 않은 시선을 자신만의 섬세한 묘사를 통해 독자의 이분법을 파괴시킨다. 동성 간의 사랑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고 묻는 고하루의 물음에 동성 간이라도 누군가에게 사랑을 받으면 행복한 일 아니냐고 대답하는 고야 선배의 대답은 지금까지 옳고 그름에만 초점을 맞추며 비난했던 우리들에게 일격을 가하는 말 같아 기억에 남는다.
알을 깨고 나오는 병아리처럼 이들도 자신을 깨고 더 넓은 바다로 헤엄쳐 갈 수 있기를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