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괜찮아 - 엄마를 잃고서야 진짜 엄마가 보였다
김도윤 지음 / arte(아르테) / 2020년 4월
평점 :
절판


아르테 / 엄마는 괜찮아 : 엄마를 잃고서야 진짜 엄마가 보였다 / 김도윤 지음

모든 것은 형으로부터 시작되었다.

어릴 때부터 깔끔한 외모는 물론 공부에서도 두각을 나타내 엄마를 미소짓게 하던 형, 고등학교 시절 성적이 떨어져 방황했고 대학에 들어가서도 두 번의 학사 경고를 받았지만 군대를 다녀온 후 열심히 공부해 대기업에 취직하여 부모님의 걱정을 덜었던 형, 그렇게 한때의 방황으로 치부하며 다들 겪는 젊은이라 생각했던 형의 방황은 한달도 버티지 못하고 회사를 그만두는 일이 반복되고 급기야 형에게 우울증이 와 일상 생활을 하지 못하고 집안에 틀어박힌 삶을 살게 되면서 형의 아픔은 그대로 엄마에게 전해진다.

7년동안 은둔형 외톨이로 방안에만 틀어박혀 생활하던 형, 그로 인해 엄마 또한 우울증이란 문제로 힘들어하게 되고 자신의 생활, 행복, 자식들에게 향한 마음까지도 내려놓을 정도로 무서운 우울증이란 병에 점점 잠심되어간다.

상태가 점점 심해지는 형과 모든 것을 내려놓은 엄마, 두 명을 각각 정신병원에 입원시켜야하는 아버지와 작가의 마음은 어떠했을까, 나는 짐작조차 되지 않는다.

<엄마는 괜찮아>는 형의 우울증으로 인해 엄마의 버팀목이 무너지면서 엄마 또한 우울증으로 힘들어하게 되고 그런 악순환 속에서 저자는 형에 대한 미움, 우울증으로 힘들어하는 엄마를 향한 마음, 엄마의 상처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지나쳤던 자식에 대한 죄송함을 담고 있다.

7년동안 이어진 형의 우울증은 상태가 점점 심각해지고 그에 맞물려 엄마에게도 우울증이 오면서 화목했던 집안 풍경은 어느새 기억 저편으로 자리잡게 되었고 걱정과 염려 속에서도 나의 삶을 살아가야하는 작가와 더이상 웃는 얼굴로 자신을 맞아주지 않는 아내의 부재를 겪어야하는 아버지의 모습에서 일상적이고 평범했던 가정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 느끼게 된다.

우울증으로 모든 삶의 낙을 잃고 결국엔 아파트에서 몸을 던진 어머니는 가족들에게 지울 수 없는 상처와 미안함을 남겼지만 어머니의 죽음으로 인해 남은 가족들은 길고 어둡기만했던 터널을 빠져나올 수 있게 된다. 집안에만 머무르던 형은 다시 사회 밖으로 발을 내딛게 되었고 아버지에 대한 오해와 원망은 가장으로써 그저 묵묵히 최선을 다하고 있었음을 알게 되면서 이제 곁에 엄마는 없지만 그동안 깨닫지 못했던 것들과 오해로부터 한결 편안해진 마음으로 앞을 향해 걸어갈 수 있게 된 가족들.

형과 엄마의 불행이 답답하고 먹먹하게 다가와 읽는내내 암담한 마음이었는데 주어진 자신의 역할 속에서 자신의 틀을 깨고 한발작씩 앞으로 내딛는 모습에서 새로운 희망을 엿볼 수 있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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