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바람 부는 3월, 고2로 접어든 대한이의 유일한 취미이자 특기는 리코더 연주이다.
하지만 그나마 있던 부원들은 쪽팔리다며 하나 둘 떠나버렸고 이제 대한이만 홀로 남아 리코더부를 지키고 있다.
그러던 어느 날 리코더부 동아리방에 철인 스포츠부가 쳐들어오면서 리코더부 대한과 스포츠부 정빈의 기싸움이 시작된다. 모든 부원들이 빠져나가고 비록 홀로 리코더부를 지키고 있지만 원래 리코더부가 쓰던 동아리실이었기에 대한은 이 방을 정빈에게 내어줄 수 없다. 하지만 정빈 또한 점점 늘어나는 기계들과 자신의 인기를 반영하듯 부원들이 늘어 동아리실이 비좁아지면서 대한의 리코더부 동아리실이 필요했고 담당 선생님의 중재로 리코더부에 인원이 충원되는 조건으로 동아리실 일은 일단락된다.
그리고 대망의 인원 충원 모집일이 이어지지만 리코더부인 대한이를 방해하듯 바로 옆에서 현란하게 선전하는 스포츠부로 인해 리코더부의 인원 충원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고 모든 것을 포기하려는 찰나 1학년 입학생인 제혁과 윤서가 들어오면서 리코더부 동아리실을 되찾는듯 보였으나 교장선생님의 지시로 리코더부와 스포츠부는 동아리방 반을 갈라 같이 쓰라는 지시가 있었고 이를 수긍할 수 없었던 대한과 정빈은 6월에 있을 철인 3종 경기에서 대한이 정빈이를 이기면 깨끗히 물러나는 조건을 붙여 그동안 동아리방을 함께 쓰게 된다.
큰 키에 식스팩을 자랑하는 정빈, 1학년 때 우승자로 유력했던 선배를 제끼고 철인3종 경기의 우승자가 되어 학교의 인기를 누리고 있는 그에 맞서 유일한 특기라곤 리코더 연주밖에 없는 대한은 정빈의 도발에 넘어가지 말았어야했다며 자책하지만 이미 때는 늦은 법! 리코더부 동아리실을 되찾기 위해선 어떻게해서든 철인 3종 경기 우승자가 되어야한다!
그렇게 시작된 철인 3종 경기를 대비한 운동부터 삐걱대기 시작한 대한은 출생의 비밀을 안 후 중3부터 말을 섞지 않았던 가족들의 도움을 받으면서 가족의 진정한 의미를 깨닫기 시작한다.
전직 소방대원이었던 대한의 아버지는 낡은 건물에 발생한 불을 진압하다 홀로 살아남은 대한이를 구해냈고 대한의 가족을 찾는 광고를 수없이 신문에 냈지만 결국 찾아낼 수 없었던 그는 대한이를 가족으로 받아들인다. 이제 막 두돌이 지나 아무런 기억이 없던 대한이는 무럭무럭 잘 커주었지만 중3 겨울방학 때 자신의 혈액형이 가족들과 다르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그것이 계기가 돼 빨리 자립할 날만을 손꼽으며 가족들에게 반항하기 시작한다.
전직 소방대원이었지만 대한이의 친모를 구하지 못한 죄책감에 은퇴 후 아내와 함께 통닭집을 하는 아버지, 현직 소방대원이 되어 아버지 뒤를 잇는 형, 대한의 반항을 조심스럽게 지켜보는 엄마, 출생의 비밀을 알고 마음의 문을 닫아버린 대한이의 반항을 늘 한결같은 마음으로 기다려주는 가족들이 있어 대한이의 긴 방황도 끝날 기미가 보인다.
<식스팩>은 정빈의 식스팩에 가려져 있던 진정한 정빈의 모습을 통해 보이는 것이 다가 아니란 사실과 반대로 정빈에게 맞서기 위해 철인 3종 경기를 하며 없던 식스팩을 만들던 대한이의 모습을 통해 타인의 잣대에 휘둘려 움츠려있던 자기를 깨고 나오는 두 아이 이야기를 그려내고 있다. 가족과 친구, 첫사랑에 의미를 건전하고 유쾌하게 풀어낸 것도 이 소설을 읽으며 뭉클하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던 요소였기에 최근 벌어진 청소년 문제를 접하며 어두웠던 마음에 다시금 희망을 가져보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