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년 전 교통사고로 인해 배 속에 있던 8개월 된 아들을 잃고 아내 우미에는 척수를 다쳐 하반신을 쓰지 못하게 되었다. 행복했던 니시무라 가족은 그날의 사고로 인해 많은 것을 잃었지만 그럼에도 장녀였던 요리코만은 무사하였고 니시무라와 아내 우미에는 그것에 감사하며 요리코를 애지중지키워냈다.
하지만 이제 막 열일곱살이 된 요리코가 살해되었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딸아이는 밤새 연락이 되지 않았고 불안감에 밤을 지새우던 니시무라에게 경찰서에서 걸려온 전화가 모든 희망을 박살내버렸다. 그리고 사건을 담당했던 형사에게 최근 근처에서 성범죄 사건이 일어났고 관련범행에 촛점을 맞춰 수사중이라는 얘기를 듣지만 자신에게 뭔가 숨기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사랑하는 외동딸 요리코가 죽었지만 수사의 진척은 지지부진하였고 아버지 니시무라는 딸의 살인을 따로 조사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요리코의 책상 서랍에서 산부인과 진찰권을 발견해내는데......
대학 교수였던 니시무라, 14년전 사고로 하반신을 쓰지 못해 거동이 어려운 우미에는 아이들을 위해 글을 쓰는 동화작가로 활동하였고 그렇게 안정을 되찾은 두 사람에게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만큼 소중했던 요리코의 죽음은 부모로서의 모든 삶을 뒤흔들기에 충분하였다.
니시무라는 요리코의 서랍에서 찾은 진찰권으로 산부인과를 찾아갔고 병원장으로부터 요리코가 임신 4개월이었다는 얘기를 듣게 된다. 그리고 요리코가 진단서를 발부받았다는 것과 요리코의 친구로부터 작년 담임이었던 '히이라기'와 각별해보였다는 것을 토대로 요리코를 죽인 범인이 담임이었다는 전제하에 사건을 밝혀낼 게획을 세운다.
그리고 니시무라의 예상대로 요리코를 임신시키고 죽인 범인이 담임이라는 것을 알자 그를 죽이고 지금까지의 범행 수기를 남겨놓은 채 약물로 자살을 기도하지만 아내 우미에의 간병을 도왔던 '모리무라'에게 발견돼 목숨을 구하게 된다.
니시무라의 수기는 곧 논란의 대상의 되었고 요리코가 다녔던 유서깊은 '사이메이 여학교'의 이미지 손상을 방지하기 위해 추리소설 작가인 '노리즈키 린타로'를 고용한다. 사이메이 여학교인 이사장과 국회의원인 그의 오빠는 얼마 남지 않은 선거에 영향이 미칠 것을 우려했고 사람들 입에 오르내릴 요리코의 사건을 분산시키기 위해 알력으로 린타로에게 도움을 요청하였고 니시무라의 수기에서 호기심을 느낀 린타로는 사건을 조사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사건을 조사하면서 단란해보였던 이들 가족의 욕망과 아픔의 골이 얼마나 깊게 자리잡고 있었는지를 통해 숨겨져있던 진실이 서서히 드러나게 된다.
추리소설가이면서도 호기심으로 탐정일을 자처하는 '노리즈키 린타로', 이 책은 1993년도에 썼던 것을 장편으로 다듬은 것이라고하는데 이미 충분히 예상했던 것들을 교묘히 피해가며 충격적인 결말에 포커스를 맞추는데 한사람의 욕망으로 인해 충분히 그럴 수 있을법해 더 소름돋고 서글프게 다가왔던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