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질하는 상대마다 족족 사건에 휘말리고 마는 <짝사랑 탐정 오이카케 히나코>
대학교 2학년인 오빠와 같은 방을 쓰는 고2 여고생 '오이카케 히나코', 방 한 개를 플라스틱 커튼으로 나눠 각자의 공간으로 사용하고 있어 다소 불편한 생활이지만 여동생으로 인해 오빠인 '쇼헤이'는 주기적으로 곤란함을 겪고 있다.
쇼헤이가 히나코 때문에 겪는 곤란이란 2~3개월마다 바뀌는 덕질 상대 때문에 함께 쓰는 방 벽은 물론 천장까지 온통 사진이나 포스터로 도배되는 상황인데 언젠가부터 쇼헤이가 쓰는 공간까지 침범당해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히나코가 좋아하는 상대방의 사진을 봐야 한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그런 불만에 대해 볼멘소리라도 할라치면 히나코는 반기를 들었고 결국 늘 지는 것은 쇼헤이 쪽! 그저 히나코의 이번 상태는 누구인지 사진을 통해 볼 수밖에 없었는데....
<짝사랑 탐정 오이카케 히나코>는 보통 사춘기 여중생, 여고생이 그렇듯 한번 꽂히면 머리를 절레절레 흔들 정도로 상대방에게 의지를 불태우는데 사생팬으로 착각이 들 정도로 위험한 행동도 서슴없이 하기에 오빠인 쇼헤이는 그런 여동생의 행동이 늘 불안하기만 하다. 하지만 그런 오빠의 염려와 달리 상대방을 대한 히나코의 애정은 점점 도가 넘어서고 있는데....
인기 야구 만화 원작을 소재로 한 연극 <베이스볼 프린스>에 출연하는 '스다 유야'에게 꽂힌 히나코, 무뚝뚝하지만 그런 면까지도 귀엽게 느껴져 어느새 방안은 온통 스다 유지의 사진으로 도배되기에 이르고 팬미팅은 물론 한참 인기리에 진행되는 연극까지 꼼꼼하게 티켓팅을 마친 히나코는 자신이 좋아하는 최애를 위해서라면 새벽 4시에 일어나 꼼꼼하게 화장하고 머리도 숍에 가서 하는 등 완벽한 단장을 자랑한다. 그리고 신인 연극배우라 잘 알려지지 않은 그의 사생활을 좀 더 알고 싶어 그의 SNS를 뒤져가며 정보 찾기에 열을 올리던 히나코는 연극이 끝난 후 모임 자리를 갖게 될 거란 정보를 입수하여 스다 유야의 뒤를 밟는다. 그리고 옆 테이블에 성공적으로 착석한 히나코는 부모님께 선물로 받은 초소형 녹음기로 스다 유야 외 연극 관계자들의 모임 담소를 녹음하며 희열을 느낀다.
그리고 <베이스볼 프린스>의 마지막 무대, 첫째 줄 가운데 자리를 선점한 히나코는 연극에 빠져들어 보고 있던 중 극중 유야가 상대방에게 칼을 휘두르는 장면에서 진짜 칼이 동원돼 상대 배역이 죽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연일 방송에 이슈화되기 이른다. 그리고 히나코는 자신의 녹음했던 음성파일과 가짜 위장을 통한 SNS를 통해 유야의 누명을 벗겨주기로 하는데.....
<짝사랑 탐정 오이카케 히나코>는 신인 연극배우, 스모 선수, 천재적인 아역배우, 익명의 만화가, 수상 등 나이와 직업, 학력 등 광범위한 인물들이 등장한다. 갑자기 덕질하게 되는 포인트라면 웃는 모습이 그저 귀엽다는 게 첫 번째 이유인데 같은 방을 쓰고 있는 오빠 쇼헤이도 주기적으로 바뀌는 그녀의 덕질 상대들에겐 혀를 내두를 판이다.
학교에서 성적은 중하위권이지만 그녀가 좋아하는 덕질 상대들에게 발생하는 사건에 있어서만큼은 해결 능력 상위 1%를 자랑하는 능력을 어김없이 보여줘 뭐 대단한 추리는 아니지만 그럼에도 소소하게 다가오는 잔잔한 추리와 다양한 이야기들이 싱그럽게 다가오는 소설이었다.
상큼 발랄한 여고생 히나코의 진로로 탐정이 딱이지 않을까라는 생각과 이야기가 계속 이어져도 재미있을 거란 생각을 함께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