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차의 애프터 파이브 - 막차의 신, 두 번째 이야기
아가와 다이주 지음, 이영미 옮김 / 소소의책 / 2020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소소의책 / 첫차의 애프터 파이브 / 아가와 다이주 소설

고단한 하루를 마치고 막차에 몸을 실은 사람들의 다양한 이야기를 다룬 <막차의 신>을 잇는 두번째 이야기 <첫차의 애프터 파이브>

전쟁 같았던 하루, 행복감으로 충만했던 하루, 마지못해 버텨냈던 하루, 기대치 않았던 일들로 당혹스러웠거나 기뻤던 하루, 지구상에 수 많은 인간만큼 각자 다른 느낌으로 보냈던 하루를 마치고 집으로 향하는 막차에 오른 사람들, 우리들의 삶과 다르지 않기에 더욱 공감하며 읽게 됐었기에 이번 작품도 꽤나 기대가 됐었다.

<첫차의 애프터 파이브>는 막차에 몸을 싣고 돌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뤘던 전작과 달리 첫차의 몸을 싣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어 흥미를 더하고 있다.

-첫차의 애프터 파이브-

준 대기업의 상사맨이었던 '시미즈'는 오랫동안 해외 지사에서 생활하며 독신으로 쉰살이 되었고 열심히 일한 능력을 인정받아 임원급으로 진급했지만 일본으로 되돌아왔을 때 그를 도와줄 사람이 없는 상황에서 전혀 접해보지 못했던 부서로 발령을 받게 되었고 기업내 함정에 빠져 손실을 끼치게 되자 부담감에 회사를 그만두게 된다. 오랫동안 해외에서 생활했기에 가정도, 집도 마련하지 못했던 시미즈는 '호텔 스푸트니크'에서 막힌 배관을 고치는 등의 일을 시작하게 된다.

처음엔 막힌 배수구의 원인이 콘돔이거나 테이블이 기묘하게 뒤집혀 있거나 침대 난간에 헝겊이 묶여 있는 등 전혀 예상하지 못한 상황들을 맞닥드리며 괜히 이 일을 시작했다고 자책하기도 했지만 열심히 하루를 살아낸 그들의 창의적인 생각과 나름대로 열심히 살아가는 그들의 모습이 긍정적으로 눈에 비치게 되면서 점점 이 일을 하는게 나쁘지만은 않다고 생각한다.

-스탠 바이 미-

그저 노래를 부르고 싶다는 생각으로 고향을 떠나온 '이와타니'는 신주쿠에 도착하자 멘붕을 겪게 된다. 라이브 카페에서 노래를 하며 실력을 다졌다고 생각했지만 막상 신주쿠에 도착하고보니 거대한 사람의 물결에 주눅이 들게 되었고 그렇게 버스킹은 시작하지도 못한 채 공원으로 향했던 이와타니는 그 곳에서 학생들에게 맞고 있는 나이든 노숙자를 발견하게 되고 도움을 준다.

오랜 노숙 생활로 인해 온몸에서 내뿜는 역한 냄새 때문에 학생들에게 발길질을 당했던 '와타나베', 그는 도움을 준 이와타니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게 되면서 이와타니가 매고 있던 기타를 조율해주었고 그것이 계기가 되어 이와타니의 버스킹 자리에 함께 해주기로 한다. 그러기에 앞서 이와나티의 도움으로 목욕탕에서 구석구석 때를 빼고 새옷을 입은 와타나베는 첫차가 움직이는 시간 이와타니와 함께 버스킹을 시작하게 된다.

거대한 열기를 내뿜는 신주쿠에서 자신감을 잃은 이와타니는 와나타베의 도움으로 버스킹을 시작하면서 도쿄에서의 생활을 활기차게 시작할 수 있을 것 같은 희망을 가지게 된다.

- 초보자 환영, 경력불문 -

동일본 대지진으로 인해 살 곳을 잃어 도쿄로 상경한 '아카네짱', 가부키초 가정식 식당 '이치아야'의 단골이 되면서 그곳을 찾는 또 다른 단골들과 하루의 고단함을 나누던 어느 날 고향에 다녀온다던 아카네짱이 석달 째 이치아야에 모습을 비치지 않으면서 매일같이 식당에서 만났던 사람들이 하나 둘 걱정하기 시작했고 식당 대표로 가나가 아카네짱의 행방을 알기 위해 그녀가 갈만한 곳을 찾기 시작한다.

그리고 오카마들로 구성된 '카만베이비'에서 아카네짱을 발견하게 되는데....

- 막차의 여왕 -

한밤 중 4년 전 헤어진 연인한테서 걸려온 전화, 막차 시간전까지 술마시기를 고집했던 그녀의 별명은 '막차의 여왕',

4년이 지난 지금도 그녀의 버릇은 좀처럼 고쳐지지 않았고 그렇게 막차를 탄 채 잠이 든 그녀는 집에서 멀리 떨어진 전철역에서 정신을 차리게 되었는데 문제는 밤새 영업하는 가게는 물론 택시도 없는 상황인지라 무심코 전남친인 '가즈야'에게 전화했고 그렇게 통화 중 배터리가 닳아 통화가 끊기게 되면서 가즈야는 마리를 데리러 알지도 못하는 역으로 향하게 된다.

하지만 그녀의 전화가 끊긴지 두시간만에 도착한 역은 텅빈 채였고 그녀가 걸어간 길을 유추하며 가즈야는 마리를 찾기 시작하는데...

- 밤의 가족 -

아버지의 빚으로 인해 대학생인 '마리아'는 성인 업소에서 일하게 되면서 그녀를 호텔가지 픽업해주는 겐타와 자주 만나게 되는 사이가 된다. 다양한 사연으로 인해 자신의 몸을 수단으로 돈벌이를 하는 여성들, 그런 그녀들의 공포와 무기력함을 달래고 기운을 돋궈주는 것이 겐타의 또 다른 임무였고 그날도 딸같은 마리아를 보며 젊은 나이에 왜 이런 일을 하냐고 일장연설을 늘어놓는 손님 때문에 화가 난 마리아를 달래주는 겐타로는 세상엔 별 사람들이 많다는 생각을 한다.

그렇게 두번째 장소로 향한 겐타와 마리아는 그 곳에서 마리아의 친아버지를 만나게 되는데....

인생은 나의 뜻대로 되지 않는다.

20대때는 많이 남아있는 인생을 계획하기도 했었다. 하지만 자꾸만 좌절하고 인생은 내 뜻대로 되지 않음을 실감하게 되면서 무기력해짐을 겪을수록 그냥 되는대로 살아가는 것도 나쁘지만은 않다는 것을 알아가기 시작했던 것 같다.

<첫차의 애프터 파이브>는 8월의 마지막 금요일 밤을 보낸 사람들이 첫차에 몸을 싣고 집으로 향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동일본 대지진으로 모든 것을 잃고 무기력함에 빠진 아카네짱은 자신을 향한 사람들의 동정을 못견뎌했고 무기력함에 숨이 막힐 것 같은 고향을 떠나 가부키초에 둥지를 튼다. 잘나가는 상사맨이었던 시미즈는 처음엔 꽤나 부끄러웠던 이 일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기 시작했고 빚을 져 가족들을 고생으로 내몬 것도 모자라 마리아의 장학금에까지 손을 댔던 아버지가 호텔에서 직업 여성을 부른게 마리아였고 그렇게 만난 두 부녀의 상황에서 과연 마리아의 아버지는 정신을 차렸을까?

금요일 밤 하루의 고단함을 마친 사람들이 우루루 몰려나와 막차를 타기 위해 향하는 시간, 반대로 그 시간에 일을 시작하는 사람들은 막차를 타러 집으로 향하는 사람들을 부러워하기도하고 반대로 힘듦을 억누르며 자신에게 기합을 넣기도 한다. 수 많은 사람들의 발걸음이 쏟아져 삭막한 가부키초의 모습을 되려 아무런 간섭도 받지 않아 안도하고 편안해하는 사람들의 모습은 지금껏 삭막하게만 생각했던 곳을 외려 숨길 것 없어 안도할 수 있을수도 있음에 모르던 세상을 안 기분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