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스 댄서
조조 모예스 지음, 이정민 옮김 / 살림 / 2020년 2월
평점 :
절판


살림 / 호스 댄서 / 조조 모예스 장편소설

사랑하는 여인을 두고 자신의 결정인 안락사를 실행해 독자들을 가슴 아프게 했던 <미 비포 유>를 탄생시킨 '조조 모예스' 작가의 신작 <호스 댄스>, 제목에서도 엿볼 수 있듯 소녀와 말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이번 작품은 흔치 않은만큼 어떤 감동을 선사해줄지 기대되었다.

1700년대부터 존재해왔고 프랑스 엘리트 기수들이 다니는 '카드르 누아르' 출신인 앙리는 주변의 우려에도 연례행사 핵심 역할을 맡아 열심히 노력했고 사랑하는 애인 플로렌스가 보는 앞에서 행사를 펼치던 중 동료의 방해로 인해 행사를 망치게 된다. 그리고 일년에 한번 열리는 '카드르 누아르' 행사를 망친 치욕감에 자신을 방해했던 동료와 싸우게 되고 그로부터 오랜 시간이 흘러 할아버지가 된 앙리는 손녀 사라와 함께 살아가고 있다.

사랑한다는 말을 한적도 없고 친구들과 노는 시간도 허락하지 않을만큼 말에 대한 기술을 가르치는 일에 열중했던 할아버지였지만 사라는 자신에 대한 할아버지의 애정을 충분히 느낄만큼 잘 자라주었다. 하지만 4년 전 할머니가 돌아가시면서 할아버지는 의욕을 잃은 듯 보였고 이제는 축사에 나가지 못할만큼 몸상태가 안좋아진 할아버지는 급기야 뇌졸중으로 병원에 입원하게 되면서 혼자 남겨진 사라는 아동전문 변호사인 너태샤를 만나 도움을 받게 되면서 생각지도 않게 같이 살게 된다.

아동전문 변호사로 바쁜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는 너태샤, 여느날과 다를 것 없이 바쁜 출근길에서 너태샤는 소녀와 말이 있는 비현실적인 장면을 목격하게 되고 그렇게 강렬한 첫인상을 남긴 채 우연찮은 만남이 계기가 되어 사라와 함께 살게 된 너태샤는 학교에도 가지 않고 반항적인 기질을 뿜어내는 사라와의 동거가 고민스럽다.

할아버지의 갑작스런 입원과 마구간 주인이었던 카우보이 존이 다른 사람에게 마구간을 팔게되면서 사라에게 연이은 시련이 찾아오게 되고 갈 곳 없는 자신에게 살갑게 대해주는 너태샤와 맥의 배려에도 그들에게 털어놓지 못하는 고민은 점점 쌓이기만하는데....

소설을 읽기 시작할 땐 소녀와 말과의 교감을 700페이지에 달하는 분량에 어떻게 담았을까 꽤나 궁금했더랬는데 이혼을 앞두고 있는 변호사 부부와 함께 살던 할아버지가 병원에 입원하면서 위탁가정에 맡겨질 위기에 처해진 사라, 아동전문 변호사답게 너태샤가 맡고 있던 아동들의 험난한 상황들은 그 상황만으로도 가슴 짠하고 갑갑해져 아이들이 받을 상처가 고스란히 전해졌던 것 같다.

너태샤 부부에게 말할 수 없이 쌓여만 갔던 사라의 비밀은 무엇이었을까,

말과 소녀의 우정과 사랑이 담겨 있을거란 희망의 소설일 줄 알고 덤벼들면 생각외로 감수해야할 아픔이 깊이가 있음에 한방 먹었다는 느낌이 들지만 그럼에도 평소 많이 생각해보지 않았던 주제를 통해 각기 다른 그들의 상황을 이해할 수 있었던 시간이 되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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