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홉 명의 완벽한 타인들 (리커버 에디션)
리안 모리아티 지음, 김소정 옮김 / 마시멜로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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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마시멜로 / 아홉 명의 완벽한 타인들 / 리안 모리아티


제목을 보며 몇 십년을 함께 산 부부, 어린 시절부터 곁에서 지켜보며 함께 자란 친구들조차 상대방을 완벽히 알 수 없다는 사실을 알려줬던 영화의 제목이 연상돼 이미 전작들에서 보여줬던 리안 모리아티만의 섬세한 심리묘사가 더욱 기대되었던 <아홉 명의 완벽한 타인들>, 영화의 그것과는 별개로 최근 내가 알던 그 사람을 과연 안다고 얘기할 수 있는걸까 싶은 생각에 책 내용이 좀더 남다르게 다가와졌던 것 같기도 하다.

소설은 잘나가는 커리어우먼 마샤가 회의 도중 심정지 상태에 이르며 긴박한 상황에서 시작된다. 그리고 십년의 세월이 지나 글로벌 유제품 회사의 중역이었던 마샤와 십년 전 그녀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출동했던 구급대원 야오는 건강휴양지인 '평원의 집'의 운영자와 그 곳을 관리하는 집사의 모습으로 변해 십년 전에는 생각하지 못했던 현재를 살아가고 있다.

그리고 바로 이 곳에 아홉 명의 손님이 모여들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한때 잘나가는 로맨스 베스트셀러 작가였던 '프랜시스'는 현재 퇴물 취급을 받으며 출판사로부터 출판을 거절당하는 굴욕을 맛보는 가운데 최근 사귀어 결혼까지 생각했던 상대에게 결혼 사기까지 맞아 혼란스러운 가운데 친구의 권유로 딱 한자리 남아있는 평온의 집 자리를 예약한다.

비싼 스포츠카를 타고 나타난 '제시카'와 '벤' 부부, 흠잡을 데 없는 몸매와 얼굴로 완벽해 보이는 제시카는 로또에 당첨되어 부자가 되기 전 벤과의 생활을 갈망하게 된다. 생각지도 않게 로또에 맞아 부자가 된 벤과 제시카는 갑자기 돈방석에 앉은 자신들을 향한 사람들의 시선에 시달리며 괴로운 나날들을 보내게 되고 물질적으로는 충분히 풍족함에도 채워지지 않는 마음의 빈곤으로 인해 위태위태한 나날들을 보내던 중 제시카의 권유로 평온의 집 입소를 결정한다.

건강함을 발산하며 평온의 집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마르코니 가족, 하지만 입소 하루가 지나면서 위태로워보이는 헤더와 공항장애를 가지고 있는 딸 조이, 말이 많은 나폴레옹의 모습에서 보이지 않는 가족간의 그림자가 느껴지고 그 외 잘나가던 운동선수였지만 지금은 홀로 살아가는 토니와 그 자체만으로 여성들의 시선을 한몸에 받을만큼 미남인 라스, 아이를 낳고도 그런 그녀에게 등을 돌리며 바람난 남편에게 상처를 받은 카멜 등 주인공마다 다양한 사연과 괴로움을 안고 평온의 집에 입소한 이야기가 각자의 시선으로 전개된다.

보통 사람들은 들어가기 꺼려질만큼 고가인 정신휴양지 '평온의 집'

멋지고 드넓은 정원에 자리잡은 평온의 집, 마음과 몸의 건강을 되찾아주는 명상과 적절한 식이가 들어간 식단, 몸의 긴장을 풀어주는 전신 안마와 스파를 즐길 수 있는 곳이지만 평온의 집을 운영하는 마샤의 눈에 아홉명은 남다른 시선으로 보이는 듯하고....그렇게 하루하루가 지날수록 아홉명의 입소자들은 갈수록 말도 안되는 상황에 맞닥뜨리게 되는데.....

인생의 굴곡 앞에서 지금 닥친 상황이 너무 힘들어 다시 되돌아가고 싶거나 현재를 점프해 미래로 가고 싶다는 생각은 누구나 한번쯤은 해봤을 것이다. 등장 인물들에게도 이러한 고민거리들이 있었고 어떻게든 내 자신을 괴롭히는 것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용기를 내어 평온의 집에 입소하였다. 하지만 그들이 생각했던 것과 다른 건강휴양지의 모습이 그려지면서 아홉 명의 입소자들에게 평온의 집에서의 시간은 과연 인생에 어떤 기억으로 남을지, 그들의 인생은 어떻게 달라지게 됐을지 곰곰이 생각해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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