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 - 히가시노 게이고 에세이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김은모 옮김 / 현대문학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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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문학 / 사이언스? / 히가시노 게이고 에세이

평소 책을 좋아하는 독자라면 좋아하는 작가가 몇 명쯤 될 것이다.

하지만 좋아하는 작가의 작품을 매년 만나지 못한다는 것은 아무래도 아쉬움으로 남는다.

출판 시장이 좋지 못한 상황이고 모든걸 쏟아부어 창작하는 고통이 수반되는 집필 과정을 감안할 때 몇년에 한번씩 만나게 되는 작품은 더 반갑게 다가올 수도 있겠다. 우리가 아는 대부분의 작가들의 모습이 이렇지 않을까 싶은데 여기 반기를 드는 작가가 있다.

이미 너무도 유명한 작가이며 그의 작품을 만나지 못했더라도 이름만은 너무도 익숙하게 다가올텐데 해마다 두 세편의 작품을 꾸준히 발표한다는게 그저 놀랍기만한 작가 '히가시노 게이고'.

범죄 추리소설이나 메디컬 소설, 미스터리한 작품은 물론 코미디한 요소까지, 무엇 하나 빠지지 않는 기대 이상의 작품성을 보여주는 그의 작품을 보며 나 또한 다른 사람들처럼 그의 약력을 보고 꽤 독특하다는 인상을 받았더랬다. 문과를 나와 소설가로의 행보를 걷지 않고 이과를 나와 자동차 부품 회사에 다니다 전업 작가로 전향한 그의 이력은 소설만큼이나 꽤나 신선하게 다가왔었는데 그러하기에 책 제목에서부터 흥미로움을 느꼈던 것 같다.

<사이언스>는 '히가시노 게이고'가 2003년 <다이아몬드 LOOP>라는 잡지에 연재한 글들을 모은 에세이다.

과학기술이 추리소설에 어떻게 관여하는지, 과학발달이 가져온 인구의 편리함 이면에 우리가 감수해야할 것들은 무엇인지 등을 이야기하고 있다. 더불어 이공계 출신이라 문과 출신 작가들보다 과학적 접근은 빠르지만 그게 오히려 함정으로 작용해 상상력에 제한을 둬야하는 이야기는 색다르게 다가오기도 했다.

얼마전 금단의 영역을 침범한 인간의 욕망을 다루었던 메디컬 소설 <분신>을 읽으며 평소 생각해보지 못했던 과학의 발달이 인간에게 미치는 악영향에 대해서 생각해보며 소설을 통해 다양한 사회적 고민을 해볼 수 있었다. 너무 무겁고 어두운 이야기라 책을 덮고도 한참 망연자실한 기분이 들 정도였는데 <사이언스?>는 오래전 그가 생각했던 다양한 주제를 다루고 있어 일맥상통하는 부분과 일본에 국한된 것이 아닌 인류가 고민해야할 공통 고민이라는 점에서 더 많은 공감이 가졌던 것 같다.

소설 속 캐릭터를 통한 이야기가 아닌 그가 직접 잡지에 기재한 이야기들을 묶어놓은 책이라 더 색다르고 '히가시노 게이고'란 작가의 성향에 대해서도 더 많이 알게 되는 책이라 그동안 만났던 소설과 다른 그의 모습을 만날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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