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너를 생각해 아르테 미스터리 2
후지마루 지음, 김수지 옮김 / arte(아르테) / 2020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도쿄의 사립 대학교 문학부에 재학중인 열아홉 살 '호조 시즈쿠'는 처음 보면 호감을 갖게 될 정도로 예쁘지만 친한 친구가 한명도 없을 정도로 학교에서 겉돌고 있는 인물이다. 하지만 그런 현실감에도 위축되기는 커녕 스스로 잘살아가고 있는 시즈쿠, 그런 그녀의 눈 앞에 십년 전 헤어진 친구 소타가 갑자기 찾아온다.

어린시절 친구들로부터 왕따를 당하며 외톨이였던 시즈쿠는 급기야 학교에 나가지 않게 되었고 뒤늦게 이 사실을 안 부모님들은 바쁜 일상에 쫓겨 시즈쿠를 제대로 챙기지 못한 자신들을 탓하며 외로웠을 시즈쿠에게 잘해주려하지만 그런 부모님의 모습에서 점점 엇나가기만했던 시즈쿠는 시골에 홀로 사는 할머니댁으로 옮겨가게 된다. 그 곳에서 자신보다 한살 많은 소타라는 소년을 만나게 되고 어떤 상황에서든 활기차며 시즈쿠에게 든든한 버팀목이 되기에 그런 소타에게 시즈쿠는 점점 의지하게 된다.

그러던 어느 날 갑작스런 태풍이 몰아치던 날 엉뚱하지만 늘 자신을 사랑으로 대해줬던 할머니가 불어난 물에 잠겨 돌아가시게되고 왠일인지 소타의 모습도 더이상 찾을 수 없게 되는데....이상한 것은 그날 이후 소타를 아무도 기억하지 못한다는 것이었고 그렇게 도쿄로 올라오게 된 시즈쿠는 부모님과의 서먹함을 뒤로한 채 혼자 살아가고 있다.

그랬던 그녀 곁에 십년 만에 소타가 짠!하고 나타났으니 시즈쿠는 반가우면서도 어리둥절하고 이 상황이 믿기지 않는다. 하지만 더욱 놀라운 것은 시즈쿠가 조상 대대로 내려오는 마녀라는 것! 마녀는 세대마다 이어지지 않고 한 세대를 건너 뛴 할머니에게서 손녀에게로 전해지는데 시즈쿠는 사촌오빠의 결혼식을 계기로 십년동안 잊고 지냈던 마녀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그리고 때마침 나타난 소타와 함께 할머니가 전해 준 마도구를 통해 할머니의 유언대로 사람들을 행복하게 하기 위해 행동에 옮기게 되는데!

그렇게 시즈쿠와 소타는 대학교 선배를 짝사랑하지만 고백하지 못해 전전긍긍하는 '미우라'와 일년 전에 입양된 아픈 동생과의 친분을 위해 노력하는 '히카와'에게 할머니가 남겨주신 마도구를 이용해 도움을 준다.

할머니는 시즈쿠에게 마법은 사람을 행복하게 해준다고 했지만 마도구를 통해 사람들의 고민을 해결해나가며 시즈쿠는 자신이 과연 잘하고 있는 것인지 혼란을 느끼게 되고 십년동안 기억이 없는 소타와의 현재 행복이 불안하기만한데.....그런 시즈쿠만큼이나 소타도 잃어버린 십년간의 기억 때문에 밝게 웃고 있어도 불안한 마음을 감출 수 없다. 소타는 왜 십년이란 기억을 잃어버렸을까....

후지마루의 <너는 기억 못하겠지만>을 재미있게 읽어서인지 이번 작품도 기대가 되었는데 일본 청춘멜로 드라마를 보는 듯한 오글거림은 있지만 그런 오글거림에도 책장을 차마 덮을 수 없는 가독성이 있어 끝까지 슈루룩 읽게 되었던 <가끔 너를 생각해>, 왠지 슬픈 결말이 기다리고 있을 것 같아 술술 읽히는 가독성에도 한템포씩 쉴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나만 느끼진 않았을 것 같다.

달달한 제목만큼 아련하고도 가슴 짠한 애달픔이 느껴지게 만들었던 <가끔 너를 생각해>, TV 드라마에서 백허그하는 남녀 주인공만 봐도 손을 터는 나인지라 사실 소설을 읽으면서도 출렁거리는 관절이 주체가 되지 않았으나 가끔 내 맘같지 않게 말강말강해지는 날 읽어보면 위로가 될 소설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