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독 이모

서독 이모 ㅣ 현대문학 핀 시리즈 소설선 21
박민정 지음 / 현대문학 / 2019년 12월

제목만 떠올리면 우리나라와 같은 분단의 아픔을 가진 동독과 서독의 이미지가 떠오른다.

'왜? 제목이 서독 이모일까?'란 생각은 최근 가뜩이나 초미의 관심사일 수 밖에 없는 남.북 관계 때문에 더욱 궁금하게 다가왔던 것 같다.

삼청동의 한옥을 개조한 세미나실에서 열린 강의에서 주인공이 떠올렸던 건 서독에서 유학을 하며 자리를 잡았던 이모의 남편 '클라우스'였다. 하필 이모부를 떠올리는 동독 출신 학자들의 이력에 주인공은 자연스럽게 사라진지 20년도 더 된 이모부를 떠올리게 되었고 어린시절 한국에서 치뤄진 결혼식에서 봤던 이모와 이모부의 기억을 더듬으며 이야기는 흘러간다.

주인공의 엄마 또한 대학을 나왔지만 이모는 그 시절 독일로의 쉽지 않은 유학을 선택하여 젊은이들의 상징인 제대로 된 연애도 하지 않은 채 공부에만 열정을 쏟았고 갑자기 클라우스와 결혼하겠다는 동생의 발언을 주인공의 어머니인 언니는 믿지 않았더랬다.

그리고 세월이 흘러 어찌된 영문인지 모르게 이모부가 실종된 지금 근로장학생으로 문예창작과에 다니던 주인공은 이모와 이모부의 이야기를 소설로 탄생시키기로 하는데....

제목에서 느껴지듯이 남한과 북한의 상황과 다르지 않게 느껴질 서독과 동독의 분단적 아픔과 통일 과정을 그대로 겪었을 이모와 이모부의 이야기를 통해 그들의 모습을 발판삼아 남한과 북한의 미래를 그려보는 것이 나도 모르게 상상이 되었다는건 비단 나에게만 국한된 일은 아니었을 듯 하다.

최근 국제적인 정세와 함께 북한의 행보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어 통일 바로 직전에 유학을 했던 이모와 실종된 이모부의 이야기를 통해 한국의 미래가 어렵지 않게 그려졌는데 그래서 그랬는지는 모르겠지만 통일에 대한 다양한 느낌이 좀 더 강하게 다가와졌던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