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인간선언 - 증오하는 인간, 개정판
주원규 지음 / 자음과모음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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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음과모음 / 반인간선언 : 증오하는 인간 / 주원규 장편소설

접하는 소설마다 강한 충격이 있지만 어딘가에서 벌어지고 있을 법한 이야기 같아 주위를 두리번거리게 되는 주원규 작가의 신간 <반인간선언 : 증오하는 인간>

항상 사회적, 종교적 민낯을 여과없이 소설속에 담아내 충격적인 이야기만큼이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어 다소 호불호가 갈리지 않을까 싶은 이야기가 많은데 이번 이야기는 충격적인 설정이 있긴하지만 가학적이고 잔인한 장면들이 많았던 기존 작품들과는 조금 다르게 다가왔다.

대학에서 미술사학을 가르치던 서희는 두달 전 갑자기 돌아가신 국회의원 아버지를 이어 갑작스럽게 보궐선거에 출마하게 되었고 생각외로 선전하며 압도적 득표율로 의원에 당선하게 된다. 여당은 아버지 김 의원의 민주화 정신이 살아 돌아온 쾌거라며 서희의 당선을 축하해주었고 초보 의원으로써 얼떨떨한 기분에 휩싸여 있던 그때 그녀에게 한통의 전화가 걸려온다.

자신을 강력계 반장이라고 소개한 민서는 서희에게 일년 전 이혼한 전남편 정상훈의 최근 동향에 대해 물으며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서 만날 것을 제의한다. 그렇게 만난 자리에서 서희는 강남 한복판에서 발견되었다는 정상훈의 깨끗하게 잘린 손을 보게 되고 전남편이 뭔가 심상치 않은 사건에 휘말렸다는 것을 감지한다.

깨끗하게 절단된 정상훈의 손은 사실 정상훈의 손이라는 증거가 없음에도 강력계 반장 주민서는 손가락에 끼워져있던 CS 그룹의 임원이나 우수사원에게 주어지는 특별한 엠블의 반지를 통해 정상훈을 단정하게 되었고 최근 사고사로 위장했지만 타살이 분명한 몇건의 살인사건이 이 사건과 무관하지 않음을 시사한다.

정부에서 주도하는 신재생 에너지 사업에 CS 그룹이 참여하고 경영권은 정부에서 임명한 관료가 주도하는 형태로 인해 재계에선 찬반양론이 분분했고 더욱이 CS 그룹이 참여하기로 한 에너지 발전소 매입 부지 중심에 우성조선이 자리잡고 있으며 그 곳과 관련된 직원이 같은날 산재로 열명이나 목숨을 잃었던 사건 등 민서는 이 모든 것이 CS 그룹과 관계되어 있다는 것을 캐치하고 뒤로 CS 그룹과 우성 조선을 조사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민서로부터 심상치 않은 사건을 접한 서희는 정상훈의 아버지이자 한때 자신의 시아버지였으며 아버지의 죽마고우였던 정영문을 찾아 진실을 찾아보려하지만 그녀가 미처 알지 못했던 그들의 벽은 견고하기만하다.

밝히려는 자와 묻으려는 자 사이에서 힘겨운 싸움을 이어가는 주민서 반장과 서희, 그리고 정상훈의 손에 이어 사체 부위가 하나씩 발견되면서 또 한명의 인물이 등장하게 되고 거듭 밝혀지는 진실 속에 종교와 정치 권력의 부조리함이 숨어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처음 주원규 작가의 작품을 접할때만해도 눈을 감게 만드는 부조리함의 민낯들 때문에 작품을 마주하는 것에 대한 부담감이 있었는데 최근 청소년 소설을 통해 주원규 작가의 색다른 면을 보았다면 <반인간선언>은 그간 얕은 지식으로 인해 이해하기 힘들었던 종교적 모순과 인간 내면을 깊이있게 다룬 소설이란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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