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의 독서>란 책을 통해 같은 여자로써 공감되는 부분이 많아 꽤 기억에 남았던 김진애 박사, 이후 TV를 통해 그녀가 도시계획학 박사이며 그쪽이 전문이란 것을 알고 꽤나 놀랐던 기억이 있다.
처음 만남이 TV에서 본 것과 전혀 달라서였는지 TV를 통해 보는 그녀의 모습은 왠지 낯설게 다가와졌는데 그럼에도 흥미롭고 자세한 이야기로 도시 이야기를 술술 풀어가던 입담이 생생하게 남는다.
12가지 '도시적' 콘셉트를 담은 이 책은 '익명성', '권력과 권위', '기억과 기록', '알므로 예찬', '대비로 통찰', '스토리텔링', '코딩과 디코딩', '욕망과 탐욕', '부패에의 유혹', '이상해하는 능력', '돈과 표', '진화와 돌연변이'라는 독특하고도 감각적인 콘셉트를 통해 우리의 삶이 녹아있는 도시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다.
최근 1,2년 사이 아이의 교과 연계로 지역과 관련된 것들을 찾아보게되면서 매일 다니던 길이 그냥 길이 아니었고 그 길위에 붙은 이름이 의미없는 이름은 아니었음을 알게 되면서 매일 보던 공간, 길 위의 모든 것들이 색다르게 보이는 재미있는 경험을 했는데 그것에 더해 <김진애의 도시 이야기>는 그녀이 통찰력있는 시선에 특유의 감각적인 문체까지 더해져 확실히 지금까지 읽었던 비슷한 책들과는 다르게 다가온다.
같은 시선으로 바라보고 같은 시대를 공유하며 살면서도 그것을 좀 더 깊이있게 바라보는 시선은 등장하는 곳곳에서 느껴진다. 농밀하면서도 밀접한 인간들의 공간, 한 곳을 바라보면서도 다르게 대두되는 다양함과 인간의 욕망이 뒤섞인 서글픔은 그래서 더욱 슬프고도 답답함으로 전해지기도 한다. 더욱이 콘셉트 8,9에서 보여지는 '바벨탑 공화국'은 기존 강준만 교수가 내로라하는 건축학 박사들을 가볍게 까며 대한민국의 허와 실을 신랄하게 비판했던 것이 떠올라 견주어 읽을 수 있었다.
한정적인 공간과 다양한 생각들이 모인 도시는 앞으로 어떻게 발전해가게 될지 나와 상관없는 주제란 인식에서 한발작 다가갈 수 있었던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