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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란체스터 지음, 이순미 옮김 / 서울문화사 / 2019년 11월
평점 :
절판


 

"우리는 당신이 가진 것을 원한다."

원래부터 부유했던 곳은 아니었으나 2차 세계 대전 후 활발한 경제 상황으로 인하여 중산층이 늘어나더니 이윽고 집값이 폭등하며 부유한 동네로 자리잡은 영국 런던의 피프스 로드, 경제 호황을 등에 업은 피프스 로드는 부유함을 증명하듯 하루도 뚝딱거리는 공사 소리에서 조용할 날이 없는 마을로 변모하면서 사람들의 주 관심사는 자고 일어나면 집 값이 얼마나 뛰었느냐에 쏠리게 된다.

남편을 여의고 큰 집에 혼자 살아가고 있는 여든 두살의 피튜니아, 은행에 다니며 호화로운 생활을 유지하고 있는 로저 부부, 파키스탄 출신이며 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아메드 형제, 이제 17이 된 세네갈 축구 선수와 아버지 등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부유한 중산층이지만 우리의 이웃과 별다르지 않아 보이는 인물들이다.

소설 속에 집값은 더 올리고 윤택한 삶을 살기 위해 하루가 멀다하고 인테리어 수리를 하는 로저의 아내 아라벨라와 파키스탄 출신으로 가게를 운영하는 아메드는 집을 보면서 매매가를 짐작으로 책정하는 모습은 속물처럼 느껴져 눈살이 찌푸려지긴하지만 그 모습조차도 우리내 모습과 다르지 않아 더 리얼하고도 섬뜩하게 다가와졌던 것 같다.

그러던 어느 날 대문이 찍힌 사진과 함께 의미를 알 수 없는 문장이 적힌 엽서가 날아들지만 처음 그것을 받아든 사람들은 대수롭게 생각하지 않았고 그 뒤 배달된 DVD를 받은 후에야 사람들은 누군가에게 감시당하고 있다는 것을 감지하면서 사건의 심각성을 깨닫기 시작한다.

공교롭게도 소설 속 배경이 된 것은 2007년, 세계금융위기가 터지기 바로 일보전이라 소설속 등장인물들의 생활이 더 리얼하게 다가와졌던 것 같다. 꽤 분량이 많은 책임에도 부동산만큼은 다른 나라에 뒤지지 않는 우리나라인만큼 소설 속 상황에 더 공감하게 되고 몰입할 수 있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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