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베란다 창문 맡에 자릴 잡고 누워 책을 펼쳐든다.
요런게 사는 재미고 행복이지!하는 감상에 빠져드는 순간 SNS에 도배된 해외여행, 명품백, 완벽한 얼굴과 몸매보다 더 행복한건 목늘어난 티셔츠를 입고 침대에 누워 고양이처럼 빈둥거리는 거란 구절이 절묘해 더 씐나게 읽어댔던 에세이 <네오, 너보다 나를 더 사랑해>
바쁜 평일을 정신없이 보내고 돌아온 주말, 몸은 쉬자고 발악을 해대는데 하필 햇빛도 쨍쨍하고 안나가면 루저가 된 느낌 때문에 뒹굴뒹굴하면서 고민에 휩싸이기를 종종, 바쁜 평일을 보내고도 주말이면 자전거며 여행이며 줄기차게 바빠보이는 인간들 때문에 괜시리 비교되는 마음, 맘놓고 쉬는 주말인데도 왜이렇게 타인의 삶과 비교하며 내 자신을 괴롭히게 되는걸까?
내 몸이 지금 원하는 것을 보지 않고 미친듯이 쏴댕기는 이웃들의 체력을 넋놓고 동경만 했던 내 자신에게 방구석에서 뒹굴뒹굴하고 싶은 마음이 죄악은 아니라고 슬쩍 위로해주는 네오에게 인간미?를 느낀다.
나는 나고 너는 너지!하면서 나는 당연하고 같은 상황에서도 너는 아니었어야하는 거지같은 생각들을 네오를 보며 반성해본다.
엄마와 아내, 누군가의 딸이라는 무게에 눌려 남탓만 하기보다 가끔은 모질게 보여도 내 자신을 더 들여다보고 사랑할 수 있기를, 그게 죄악도 아니며 당연한 것도 아니었음을 생각해본다.
내가 하는 말은 쿨함이고 니가 하는 말은 배려없음이란 어처구니 없는 생각도 내려놓고 알면 조금씩 바꾸려고 노력해보자.
네오를 통해 객관적인 내 자신을 반성하고 별일 아닌 일에 죄스러워했던 것들은 내려놓을 수 있는 시간, <네오, 너보다 나를 더 사랑해>
안그래도 생애전환기를 맞아 내 자신에 대한 생각이 많아지던 요즘, 간단명료함으로 삶의 지혜를 안겨준 네오! 고맙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