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과 다른 나 현대문학 핀 시리즈 소설선 19
임현 지음 / 현대문학 / 2019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현대문학 PIN019 / 당신과 다른 나 / 임현 소설

제약회사에서 신약 개발사업을 하는 남편이 최근 건망증이 심해졌다. 무언가를 자주 잃어버렸고 전날 세워둔 자가용을 찾지 못하는 등 평소라면 하지 않을 실수들을 연이어 해대는 통에 아내는 적잖이 당황스러울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아내는 남편의 그런 모습을 힐난하거나 무안을 주는 대신 별일 아니라는 듯 자연스럽게 대응해주었고 남편의 모습을 더 지켜보기로 했다. 그러던 어느 일요일 오후 외출한 아내에게 걸려온 남편의 전화, 남편은 뭔가를 다급하게 찾으며 아내에게 전화를 걸었고 무엇을 찾느냐는 아내의 말에 한참만에 돌아온 대답은 둘이서 키워본 적도 없는 강아지였고 아내는 이제 남편의 정신상태를 진지하게 고민하기 시작한다.

소설을 쓰는 남편은 자신의 소설을 재미없어 하는 아내에게 조금은 위축되어 있다. 별일 아닌일에도 쌩한 반응을 보이는가하면 자신이 뭘 잘못했기에 저런 심각한 표정을 지을까 궁금증을 자아내게도 한다. 그러던 어느 날 아내는 남편에게 누군가 인터넷에서 당신을 찾는다는 내용의 글을 보여준다. 나랑 닮은 사진 속 이 남자는 누구일까? 나와 비슷하게 생긴 이 사람과 나는 타인에게 묘한 혼동을 주었던 것일까? 그러고보니 얼마 전 자신을 물끄러미 바라보며 밥집까지 찾아와 자신의 죽은 남편과 닮았다며 하소연하던 여자가 있었다. 물론 그 여자의 이야기를 듣고 절묘하게 소설을 탄생시키긴 하였지만 대체 이게 다 무슨 일일까?

<당신과 다른 나>는 현대문학 PIN 시리즈의 19번째 소설이다. 대중들의 입맛에 착착 감기는 소설은 아니지만 짧으면서도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지라 항상 읽고나면 여운이 남는데 이번 작품은 좀 더 묘한 색다름이 있었다. 처음은 아내의 시선에서 이야기가 전개된다. 건망증이 심해지는 남편의 이상을 눈치 챈 아내의 걱정과 점점 더 심해지는 남편의 행동으로 인해 신파적인 이야기로 흘러가는건가? 싶은 찰나 이어지는 남편의 시선에서 이어지는 이야기, 그런대로 각자의 관점에서 이야기가 흘러가는구나 싶은 순간 비오는 날 식당에서 들고 나온 우산이 내것이 아닐 때 느껴지는 낭패스러움이 느껴지며 '이거 뭐지?' 싶은 이야기 구도가 전개된다.

내가 이상한걸까? 네가 이상한걸까? 생각지도 않게 맞닥뜨리게 된 결말에 이후 주인공들의 이야기에 살을 덧대며 상상의 나래를 펼치게 되는 소설 <당신과 다른 나>, 작품해설에 '내가 누구인지를 증명하라'는 글이 왜 이렇게 절묘하게 느껴지는지 모르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