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의 주소록
무레 요코 지음, 권남희 옮김 / 해냄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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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냄 / 고양이의 주소록 / 무레 요코 에세이

무레 요코의 팬이라면 그녀의 소설속에 어김없이 등장하는 고양이로 인해 평소 고양이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라도 소설 속에 등장하는 고양이의 느낌에 동화되어 '고양이란 이런 느낌이겠구나'란 상상을 해보게 되는데 최근엔 고양이를 비롯한 동물 에세이를 많이 읽어서 그런지 무레 요코만의 독특한 동물 대화법이 유쾌하게 다가와 길에서 만나는 고양이를 보게 된다든지 창가로 비치는 따땃한 햇살에 몸이 자연스럽게 나른해질 땐 무레요코와 고양이들이 자연스럽게 떠오르곤 한다.

<고양이의 주소록>은 1993년 출간 된 이후 50만 부 이상의 판매를 올린 베스트셀러인데 비교적 최근에 무레 요코의 팬이 된 나로서는 내가 중학생 때 출간된 이 책을 이제서야 만나게 되었다. 그래서 그런지 책 속에 등장하는 작가를 비롯한 고양이 이야기들이 오래전으로 거슬러 올라감을 느낄 수 있다. 비교적 최근 에세이를 많이 읽었던 나로서는 책 속에 등장하는 출근하는 장면이라든지 부모님과 남동생이 자주 등장하는 것을 보면서 최근 에세이와는 확실히 느낌은 다르지만 이 또한 색다르게 다가와 기분 좋게 읽혔던 것 같다.

동물을 키우지 않는 나도 아파트에 자주 출몰하는 고양이에게는 사람처럼 말을 걸곤하는데 1년이 지나도록 냐아옹이라는 대꾸는커녕 눈길조차 주지 않음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말을 걸어대는 내 모습이 문득 재밌게 느껴지기도하는데 무레 요코를 좋아하는 독자라면 단연 그녀만의 독특한 동물 대화법에 매료되지 않고는 못배길 듯하다. 모든 살아있는 생명체를 소중히 여기며 인간의 이기적 욕심에서 출발한 혈통서에 대한 견해는 일치하는 부분이 있어 공감하게 되는 부분이 많을 수 밖에 없다. 그럼에도 고양이나 개에 국한되지 않고 벌이나 개미같은 곤충이나 새처럼 다양한 동물들을 바라보는 관점은 인간이 동물을 대하는 관점이 아닌, 왠지 동등한 생명체로 여기고 있음이 느껴져 왠지 모르게 깨달아지는 것들도 있다.

사람만큼이나 동물들도 다양한 성격이 있어 그녀의 눈을 통해 바라보는 동물들의 이야기는 항상 즐겁고 유쾌하게 다가온다. 그리고 이야기를 읽다보면 나라면 그냥 지나칠 것들을 참 잘 관찰한다는 느낌을 많이 받는데 내가 미처 알지 못했던 관찰을 통해 인간과 함께 상생할 그들의 습성을 알아가는 것 또한 색다르게 다가오는 것 같다.

무언가에 깊은 애정을 줄 여력도 인성도 안돼 동물을 키우는 것에 다소 부정적이게 되는데 그런 메마른 마음에도 무레 요코의 동물 에세이는 따뜻하고 잔잔하게 다가와 인간적이고 동물적인 각각의 삶에 대한 짧은 고찰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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