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여덟이 된 '호다카'는 2년 반 전 도쿄에서 있었던 일을 회상하며 페리에 오른다.
2년 반 전 유난히 비가 잦던 여름철 가출을 한 호다카는 무작정 섬을 탈출한다. 도쿄로만 가면 어떻게든 되겠지 싶은 마음과 가출하기 전 야후 검색을 통해 알바 자리를 어렵지 않게 구할 수 있으리란 생각은 보기좋게 빗나가면서 가출하던 날 페리에서 자신을 도와줬던 '스가 케이스케'를 찾아가던 중 도쿄에 상경한 후 며칠동안 노숙생활을 하던 자신에게 햄버거를 건네주었던 햄버거 알바생 '히나'가 불량한 사람들에게 괴롭힘을 당하는 것을 보고 도움을 주게 되면서 이들의 인연은 시작된다.
거처없는 자신에게 숙식을 제공하며 허드렛일을 시키는 스가가 하는 일은 성인이나 청소년들이 흥미를 가질만한 가십거리를 찾아 잡지사에 제공해주는 것으로 유난히 비가 잦은 그해 여름 사람들 사이에서 도는 '맑음 소녀'에 대한 이야기를 취재하던 중 그 소녀가 바로 히나란 사실을 알게 되고 히나의 기도 하나로 장대비처럼 퍼붓던 비가 그치는 것을 보게 되면서 그녀의 능력에 감탄하게 된다. 하지만 사람이 할 수 없는 일을 할 때는 그만큼의 댓가가 뒤따르기 마련이나 호다카는 히나의 그런 능력에 댓가가 따르리라고는 전혀 생각해보지 못했다.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작품답게 <날씨의 아이>도 한국에서 애니메이션으로 개봉을 하였다. 뛰어난 색감과 영상미로 이미 한국팬들 사이에서 두터운 인기를 누리고 있는데 최근 애니메이션이 아닌 소설로도 만나볼 수 있어 색다른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데 이번 작품 역시 일본 특유의 감수성이 전해져 신카이 마코토만의 세계를 소설안에 그대로 녹여낸 느낌이 들었다.
지긋지긋하게 내리는 비 때문에 모든 것이 무기력하게 느껴지던 그 여름, 호다카에게 있어 히나는 끊임없이 이어지는 빗줄기가 걷히고 방긋 내리쬔 햇살같은 존재였을 것이다. 뭔가 명확한 끝은 아니더라도 신카이 마코토 감독만의 감수성은 그대로 전해진 소설이 아니었나 싶다.